삼성전자, 분기 사상 최대 매출...'AI 반도체'의 견인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4 14: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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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이익 12조대 복귀
HBM·AI 인프라가 실적 견인
비메모리·글로벌 정세 숙제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HBM과 AI 인프라 수요 급증이 실적 반등을 견인하며, 이번 분기 거둔 최대 실적을 거두며, AI 시대 기술 패권 경쟁의 무게추가 다시 기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 비메모리 수익성 회복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이번 반등이 ‘일시적 호전’인지 ‘지속 가능한 부활’인지는 다음 분기 성적표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삼성전자는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2조1000억 원, 매출 86조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10조 원대 초반)를 17%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급 실적이다. 전기 대비 매출은 15.33%, 영업이익은 158.55%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72%, 영업이익은 31.81%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대를 회복한 것은 2023년 2분기 이후 5분기 만이며, 매출 86조 원은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이다. 이는 단순한 실적 호전이 아니라, 삼성전자가 기술 패권의 전환점 한복판에 서 있음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지난 몇 분기 동안 재고 부담, 미중 무역 규제, 가격 약세 등 복합 악재에 시달려 왔다. 그렇기에 이번 3분기 실적 발표는 그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이번 3분기에만 약 6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4000억 원 수준에 머물렀던 수익이 1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D램 가격 상승과 HBM(고대역폭메모리) 출하량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비메모리(파운드리) 부문도 가동률이 회복되며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시장에서는 “삼성의 핵심 수익 엔진이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인프라 고도화가 삼성전자에 직접적인 실적 모멘텀으로 작용한 점도 주목된다.

최근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한층 강화됐다. 또한 AMD가 오픈AI와 대규모 GPU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따라,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동반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연산 성능의 핵심은 결국 메모리 대역폭에 달려 있다”며 “삼성전자가 HBM3E와 차세대 HBM4까지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은 실적의 질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삼성이 AI 인프라 공급망의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지속 가능성이다. 이번 분기의 반등이 일시적 반짝 회복에 그칠지, 구조적 성장의 전환점이 될지는 다음 분기 실적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또한 비메모리 사업의 수익성 회복도 남은 숙제다. 아직 파운드리 부문은 완전한 흑자 구조로 돌아오지 못했고,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가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중 갈등, 반도체 소재 수급 불안,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등 외부 환경도 여전히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반등을 ‘일시적 호전’이 아닌 ‘지속 가능한 부활’로 이어가기 위해선, 기술 투자와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의 안정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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