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계획 없다" vs "물밑 접촉 감지"…안갯속 이스타항공 행보

김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08-14 09: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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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G파트너스 "매각 검토 전혀 없어"…부인
한화·대명소노·애경…각 그룹 인수 여력?

[하비엔뉴스 = 김재훈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이 재편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스타항공 매각설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대주주 VIG파트너스는 “검토조차 한 적 없다”며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물밑에서 인수 후보를 타진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아이뉴스 등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매각 관련 검토 자체가 이뤄진 적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자문 업무를 맡고 싶다는 요청은 받은 적 있다”고 밝혀, 매각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앞서 12일에는 VIG파트너스가 주요 자문사를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 희망자를 물색하고 있으며, 일부 대기업에 비공식적으로 매수 의사를 타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업계는 이스타항공의 매각가를 5000억~6000억 원으로 추산한다. 인수 후보로는 한화그룹, 대명소노그룹, 애경그룹이 거론되지만, 각 그룹 모두 여건상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여천NCC 위기 등 리스크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천억 원대의 신규 인수전에 나서기는 부담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인수 직후 2,000억 원 규모의 자본 확충 계획을 확정했으며, 그룹 핵심 계열사 소노인터내셔널의 기업공개(IPO) 일정도 전략적으로 조정한 상태다. 항공사 정상화 작업에 자금과 역량이 집중되면서 추가 대규모 인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애경그룹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애경산업을 매물로 내놓고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계열사인 제주항공은 과거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한 전력이 있지만, 지난해 말 항공기 사고 이후 사고 수습과 경영 회복에 주력하고 있어 단기간 내 추가 인수전 참여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과 내년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통합 LCC 출범이 예고되며 시장 경쟁 구도가 크게 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가 캐리어가 탄생하기 전 이스타항공을 선점하려는 시도가 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VIG파트너스는 2023년 부동산업체 성정으로부터 약 400억 원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 사모펀드의 평균 투자 회수 기간이 5년이라는 점에서 시기상 아직 빠르다는 해석이 있지만, 일각에서는 “LCC 경쟁 심화와 업황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분석도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매출 46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4% 늘었고, 영업적자는 35% 줄었다.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공기 보유 대수도 27대로 늘려 운항 규모를 확대하고, 노선 다변화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꾀한다는 방침이다.


공식적으로는 매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의 시선은 여전히 복잡하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과 시장 점유율 확대가 현실화되면 이스타항공이 독자 생존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본격적인 LCC 재편이 시작되는 내년까지는 이스타항공의 향방이 안개 속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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