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홍세기 기자] 올해초부터 횡령 사고 등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지역축협에서 또다시 횡령사고가 터져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농협중앙회의 책임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취임 2주년을 맞이한 이성희 회장으로선 정권 교체기에 갖가지 사고가 발생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못할 전망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5일 장흥축협에선 공금 4억6000만원을 횡령한 직원이 적발됐으며, 지난 2월에는 수원축협에서 지점 직원이 3년간 8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또 그 이전인 1월에도 청송영양축협 직원이 6억2000만원을 횡령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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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중앙회장(왼쪽) 등 피감기관장들이 지난해 10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농협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최근 적발된 장흥축협 A과장은 재고(소고기) 조사 허위 작성 수법으로 공금 4억5000만원을 횡령했다.
장흥 축협 경제사업유통 부서에서 13년 근무한 A과장은 지난 2월 타 부서로 발령나면서, 새로 발령받은 직원의 재고 조사에 의해 드러났다. 4억5000만원어치 재고 물량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를 윗선 간부에 보고를 했지만 윗선 간부는 주도적으로 축소·은폐하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이 간부는 횡령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 직원들에게 복무 규정을 들먹이면서 엄중한 처벌을 가하겠다는 단체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월에 발생한 수원축협 횡령사고는 직원 B씨가 소속 유통센터인 하나로마트에서 근무하면서 회삿돈을 횡령했다. B씨는 지난 3년간 정산 등의 업무를 맡아오면서 8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장흥축협과 비슷하게 B씨의 횡령 사실도 인수인계를 받던 동료 직원이 수상함을 인지해 발각됐다.
사고 직후 수원축협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신속한 조치를 취해 횡령금을 모두 회수한 상태다.
지난 1월에는 경북 청송군 청송영양축협 직원 C씨가 사업보조금 6억2000만원을 횡령하다가 발각됐다. 보조사업 담당자인 C씨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축협 보조사업을 진행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보조금을 횡령했다.
또 C씨는 타인 명의 6~7개를 빌려 허위서류를 꾸민 뒤 돈이 지급되면 자신의 부인 명의로 돈을 되돌려받는 수법을 사용했다.
C씨의 횡령은 축협 연말 결산 심의에서 드러났고 축협은 A과장을 즉시 업무에서 배제시키는 한편 자산 압류 절차를 밟았다.
축협 자체 조사에서 C과장은 횡령한 돈으로 스포츠토토와 주식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2012년에도 축협 돈을 횡령해 수개월 정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연이은 횡령사고가 부실한 농협중앙회의 관리감독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올해 국정감사에 소환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권 교체기에 취임 2주년이 된 이 회장으로선 오는 10월에 있을 국정감사가 불편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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