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이지희 기자] 삼성전자가 연내 XR(확장 현실) 기기에 탑재될 소프트웨어를 공개하고, 늦어도 내년 하반기 중 ‘스마트 안경’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IT 전문 매체들이 중국 리서치업체인 웰센 XR의 보고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AI 스마트 안경’ 출시 계획이 이달 초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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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가운데)이 구글·퀄컴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사진=삼성전자] |
보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XR 기기의 하드웨어는 애플의 MR(혼합 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와 같은 스키 고글 형태가 아닌 안경이나 선글라스 형태인 스마트 안경이다. 예상 무게는 50g으로, 비전 프로(600g)의 약 10분의1 수준이다. 무게·배터리·기능 등 여러 측면에서 메타의 스마트 안경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AR1 칩셋’이 탑재되고, 삼성전자와 구글이 공동 개발한 ‘제미나이 AI’가 적용돼 결제·제스처·안면 인식 기능 등을 수행할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업체 모더인텔리전스는 XR 시장 규모가 연평균 34.94% 성장해 오는 2029년까지 4723억9000만달러(한화 약 65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메타와 애플 등 글로벌 IT 업체들 역시 XR 기기가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대체품으로 보고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의 비전 프로는 지난 2월 미국 출시 후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17만대에 그쳤다.
구글은 지난 2013년 스마트 안경 ‘구글 글래스’를 선보인 후 상용화에 노력했지만, 지난해 사업을 종료했고, 메타 역시 오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했던 프리미엄 MR 헤드셋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현재 새로운 AR(증강 현실)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의 시제품을 공개하는 등 스마트 안경 쪽으로 XR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XR은 VR(가상 현실)·AR·MR을 비롯한 다양한 몰입형 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물리적인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잇는 기술 전체를 아우른다.
현재 가장 대중화된 AR 기기는 스마트폰으로, 카메라와 화면을 통해 3D 디지털 정보를 구현하고 있다.
XR 기기의 대표적 제품은 스마트 안경이다. 하지만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크기와 무게가 늘어나는 만큼 고성능의 디스플레이 구현이 관건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그동안 XR 플랫폼과 관련 제품 출시 계획을 꾸준히 밝혀왔다.
지난해 2월 갤럭시 S23 시리즈를 공개한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구글·퀄컴과의 XR 협업을 발표했고,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이 연내 XR 플랫폼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노 사장은 또 지난달 ‘퀄컴 스냅드래콘 테크 서밋 2024’ 행사에 참석해 “갤럭시 AI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기로 확장하고 있다”며 “이제 새로운 렌즈를 통해 AI의 이점을 확인할 때다”라고 스마트 안경 출시를 암시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비전 프로가 3500달러(한화 약 487만원)라는 비싼 가격과 불편한 착용감으로 저조한 성과를 기록한 만큼 삼성이 출시할 제품의 성공 여부는 가격과 착용의 편의성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XR 기기는 내년 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처음 공개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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