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이른바 ‘농슬라’로 불리는 농기계 제조업체 TYM(티와이엠)의 오너 3세들이 최근 회사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일종의 ‘주식 파킹’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희용 회장의 세 자녀는 앞서 지난 3월 TYM 주식을 시세보다 싸게 장외매도했고, 매도할 당시보다 주가가 하락한 이달에는 매도했던 가격으로 다시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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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M. |
이에 업계에서는 이들 삼남매가 일종의 ‘주식 파킹(보관)’을 활용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담보물의 가치를 100% 인정받지 못하는 데다, 이자 부담이 발생하고,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일 딜사이트 보도에 따르면, TYM 오너 3세인 김태식 전 부사장과 김소원 전무, 김식 부사장은 지난 15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맺은 주식매매계약을 해지했다.
이들 삼남매는 앞서 지난 3월 각각 TYM 주식 45만주(지분율 1%)를 주당 5031원에 장외매도했고, 주식 처분으로 마련한 약 23억원은 세금 납부에 사용했다.
하지만 이달 15일 TYM 삼남매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맺은 계약을 해지했고, 23억원을 갚는 대신 각 45만주씩을 다시 돌려받았다. 이를 통해 TYM 최대주주인 김 부사장과 김 전무, 김 전 부사장의 회사 지분율 총합은 종전 26.74%에서 29.74%로 3%p(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TYM 삼남매가 주식매매 과정에서 책정된 가격이다. 지난 3월27일 TYM 종가는 주당 5550원이지만, 삼남매는 이보다 9.4% 할인된 주당 5031원에 주식을 팔았다.
이후 8개월이 지나 해당 주식을 되찾는 과정도 의문이다. 매수 거래가 이뤄진 이달 15일 TYM 주가는 4825원으로, 매도 당시보다 크게 떨어졌지만 비싸게 사들인 것이다.
따라서 삼남매의 이같은 주식거래는 ‘주식 파킹’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통상 오너일가의 경우 현금 유동화를 위해 당장 지배력에는 변동이 발생하지 않으면서도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중인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 이 때 담보로 제공된 주식의 경우 시가의 최대 80%만 인정된다.
특히 주담대 상환 때까지 이자를 내야 하고, 담보유지비율 약정상 통장에 실제 현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에서 제약 사항이 크다. 또 지속적으로 주가가 빠지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반대매매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반대매매는 주식가격이 담보유지비율 밑으로 떨어질 경우 채권자가 담보로 제공된 주식을 매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TYM 주가는 18일 종가 기준 거래 체결일 당시보다 13% 하락했다.
따라서 삼남매가 현금을 융통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편법을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유동성이 좋지 않은 상황인 만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 각각 45만주 총 135만주(3%)를 매도한 것처럼 계약을 했을 뿐, 실제로 주식을 매각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해당 계약만 보면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오너 3세들에게 무이자로 대출금을 빌려준 셈이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이자 대신 주식 파킹에 대한 수수료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됐다.
이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선 수수료는 받지 않았으며, 해당 기간만큼의 이자를 챙겼다고 밝혔다.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계약이 해지돼 8개월 간의 이자를 받았을 뿐 따로 수수료를 받거나 하지 않았다”며 주식 파킹에 대해 부인했다. 다만 이자와 관련해선 영업비밀을 이유로 확인해주지 않았다.
이와 관련 TYM 측도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이다. TYM은 “주식매매거래의 단순 계약 해지에 따른 것으로, 해당 계약이 소급적으로 무효화됐기 때문에 매입 당시 주가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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