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이지희 기자] 앞으로 보험사들도 생성형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여러 산업에서 생성형 AI를 적극 도입‧활용하고 있지만, 금융업계에서는 금융 전산 사고 예방을 위해 외부와 연결된 컴퓨터망과 내부만 연결된 컴퓨터망을 완전히 분리해서 이용해야 하는 ‘망분리 규제’로 인해 업무에 생성형 AI의 적용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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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사진=교보생명] |
하지만 지난 8월 금융당국이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하며 금융사들의 생성형 AI 및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활용을 허용시키고, 최근 정례회의를 통해 9개 금융회사의 10개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함에 따라 금융권 내 보험사들의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생성형 AI 활용을 위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신청이 141건이나 될 정도로 많이 접수됐고, 이를 통해 금융회사들의 망 분리 규제개선에 대한 열망과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소비자들이 규제개선 혜택을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가 지정된 혁신서비스를 신속하게 시장에 출시하고, 혁신과 보안의 균형을 위해 탄탄한 보안체계 하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라고 당부했다.
이번에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10개 금융사 가운데 보험사로는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이 선정됐다.
교보생명의 ‘보장분석 AI 서포터’는 설계사에게 고객의 보장분석보고서에 기반한 맞춤형 설명 스크립트를 제공하고, 한화생명의 ‘생성형 AI 활용 고객 맞춤형 화법 생성 및 가상 대화 훈련 솔루션’은 고객 상황에 맞는 카드상품을 비교하고 발급하는 등 대화형 금융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교보생명은 10일 생성형 AI를 활용한 보장 분석 서비스를 고객 상담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연내 시범 운영을 마친 후 내년부터 현장에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보장 분석 AI 서포터를 통해 방대한 양의 보장 분석을 쉽게 요약해 설계사에게 핵심 사항만을 제공하고, 복잡한 보험 상품의 보장 내용도 빠르게 분석해 상담 시간을 단축시켜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 교보생명의 관리자급 설계사를 위한 생성형 AI 기반 어시스턴트 프로그램과 임직원이 내부망에서 생성형 AI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교보GPT’ 역시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AI를 활용함으로써 설계사의 실수를 줄이고, 고객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인 보장 내용을 제안할 수 있다”며 “고객 맞춤형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보장을 명확히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 베테랑 설계사와 신인 설계사 간 전문성 간극도 좁혀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4년 국내 보험사 가운데 가장 빠르게 빅데이터 TF팀을 설립하고 AI 기술과 금융의 융합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해왔다.
지난 9일 한화생명은 ‘한화생명AI연구소’와 ‘한화생명AI실’에 이어 AI 분야의 글로벌 허브 역할을 목표로 한화손해보험‧한화자산운용 등 한화 금융 계열사와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화AI센터’를 개소했다.
한화생명에 따르면, 지난 6월 출범한 한화생명 AI연구소에서는 금융과 사회 전반에 AI가 미치는 영향력을 연구하고, AI실은 실제 혁신 기술을 개발‧적용해나가고 있다. 이번에 개소한 한화AI센터는 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미래 보험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연구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또 이달 안으로 자체 생성형 AI를 이용해 보험약관에 대해 이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상담 AI 챗봇 서비스를 출시하고, 내년 1분기에는 AI가 설계사에게 계약정보와 약관 정보를 전달해 고객 관리 및 영업에 도움을 주는 챗봇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외 한화그룹의 금융브랜드 ‘라이프플러스’에 AI를 탑재하는 등 예술‧문화‧교육 관련 서비스와 같은 비금융 부분에서도 AI 기술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사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김준석 한화생명 AI실 실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내년부터 많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보험사들의 AI 기술 수준이 비슷하지만 내년부터는 두각을 드러내는 업체가 등장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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