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김재훈 기자]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결과를 낳았던 '콘크리트 둔덕'을 없앨 수 있던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국토교통부의 묵살 등으로 무산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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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
해당 참사는 당일 제주항공 2216편이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출발해 전라남도 무안국제공항으로 착륙 도중 불명 이유로 랜딩 기어를 내리지 못해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철근 콘크리트 둔덕을 들이받고 폭발한 사고다. 이 사고로 총 탑승자 승객 175명,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고 동체 후미 탑승해 있던 승무원 2명만이 부상을 입고 생존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 특별위원회'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무안공항 설계·시공,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총체적 부실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김은혜 의원에 따르면 무안공항 내 문제의 콘크리트 둔덕을 없앨 수 있었던 기회들은 여러 번 있었다. 먼저 2007년 한국공항공사가 무안공항을 인수할 당시 현장점검에서다. 당시 보고서에는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의 길이가 부족하고, 로컬라이저는 둔턱 위 설치로 장애물로 간주된다"고 지적됐지만, 국토부는 이를 '권장 기준'으로 치부하며 2단계 확장 때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지난 18년간 매년 진행된 공항운영검사에서다. 공항시설법 제40조와 국토부 고시에 따라 정기·수시 점검이 있었음에도 모두 'S(만족)' 평가를 받았다. 김 의원은 "검사 기준대로만 점검했더라면 둔덕 문제는 진작 개선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20년 무안공항 계기착륙시설 개량사업 실시설계 용역이다. 김 의원은 "이 과정에서 둔덕이 제거되기는커녕 콘크리트 상판이 설치돼 오히려 강화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예견됐던 그러나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한 공약으로 시작된 무안공항은 결국 (이용객이 없어) '고추 말리는 공항'으로 전락했다"며"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펴 다시는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날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행정 절차상 부실 여부는 정리해 일주일 내로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승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단장은 "둔덕 조사는 범위와 용역 절차가 방대해 올해 말 최종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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