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KT 해킹 사태 '영업정지 면죄부' 논란 확산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3 14:41:41
  • -
  • +
  • 인쇄
소비자단체·정치권 "국가 기간망 붕괴 수준인데 과태료만"
실효성 있는 징벌적 제재 및 이동권 보장 촉구 목소리 커져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최근 발생한 KT의 대규모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경쟁사 대비 가벼운 수준의 조치를 내놓으면서, 이를 둘러싼 ‘봐주기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사회는 영업정지를 포함한 강력한 행정처분을 촉구하고 나섰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는 1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KT 해킹 사고가 단순한 전산상의 오류가 아닌 대형 통신사 전반에 뿌리 깊게 박힌 보안 부실과 안일한 경영 인식이 초래한 ‘구조적 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의 KT이동통신사 대리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소비자주권은 사고 신청자 전원에 대한 자유로운 이동권 보장은 물론, 영업정지와 같은 실효성 있는 행정처분으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특히 KT가 발표한 보상 대책이 피해 이용자들의 체감도와는 동떨어진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직접적인 요금 할인 등 금전적 보상안이 빠진 것은 소비자 권익 보호보다 기업의 재무적 타격을 우선시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소비자주권은 또한 KT의 지난해 3분기 기준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인 3만 5295원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SK텔레콤 사례와 같이 50% 요금 할인을 적용할 경우 이용자 1인당 약 1만 7600원, 전체적으로는 약 2400억 원 규모의 보상 비용이 발생한다.

소비자주권은 “KT가 이러한 대규모 비용 지출을 꺼려 요금 할인을 보상안에서 제외했다면, 이는 공적 책임을 망각한 명백한 책임 회피 행위”라고 일갈하며 정부와 기업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결과에 따르면, KT의 보안망은 초소형 기지국 장비인 ‘펨토셀’의 인증 및 암호화 체계가 무력화되어 해커가 코어망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해 전 이용자의 음성통화와 문자 메시지가 평문으로 노출될 위험에 처해 있었다.

KT는 94대의 서버에 103종의 악성코드가 감염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즉각 정부에 신고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서버 31대의 코드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정황까지 포착됐다.

KT가 내놓은 보상안에 대해서도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KT는 ▲2주간의 해지 위약금 면제 ▲데이터 100GB 제공 ▲OTT 6개월 이용권 등을 제시했으나, 소비자단체들은 이를 “책임 회피를 위한 생색내기”라고 일축했다.

정치권도 “과거 유사 사례에서 영업정지 등 강도 높은 조치가 취해졌던 것과 비교할 때, 이번 과태료 처분은 법 집행의 일관성을 훼손한다”며 과기정통부의 ‘봐주기’ 식 대응을 경고했다.

소비자주권 관계자는 “개인정보와 통신 안전은 기업의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며 “통신 소비자의 신뢰 회복에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결국 사회적·법적 심판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