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지연의 그림자, 반복되는 기다림의 비용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게임 업계의 겨울이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2025년 성적표를 받아 든 두 게임사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쪽은 "적자는 없다"며 화려한 역전 드라마를 썼고, 다른 한쪽은 사상 첫 연간 적자라는 뼈아픈 현실을 마주했다. 컴투스와 카카오게임즈의 이야기다.
두 회사의 희비를 가른 결정적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잘 키운 자식 농사’로 설명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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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왼쪽)와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이미지 재구성=구글 제미나이] |
컴투스의 4분기는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시장은 연간 적자를 예상하며 우려의 시선을 보냈지만, 컴투스는 보란 듯이 영업이익 190억 원과 전년 대비 779% 폭증이라는 숫자로 응수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반전의 주인공이 따끈따끈한 신작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출시 12년 차를 맞은 ‘서머너즈 워’와 매년 꾸준히 성장해 온 ‘야구 게임 라인업’이 그 주역이다.
컴투스는 ‘잘 키운 구관(IP) 하나, 열 신작 부럽지 않다’는 진리를 다시금 증명했다. 신작이 터지기 전까지 회사를 먹여 살리는 힘, 즉 ‘기초체력’이 튼튼했던 것이다. 덕분에 컴투스는 주주들에게 배당과 자사주 소각이라는 선물까지 안겨줄 여유를 찾았다.
반면 카카오게임즈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상우 대표 취임 이후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군살 빼기’에 돌입했지만, 5분기 연속 적자라는 늪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비용 효율화는 ‘지혈’일 뿐, 근본적인 ‘치료’는 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의 발목을 잡은 건 ‘신작 지연’이다. 믿었던 ‘오딘’의 매출이 자연 감소하는 사이, 이를 메워줄 새로운 피가 제때 공급되지 않았다. 회사는 “완성도를 위한 일정 조정”이라고 해명하며 하반기 ‘오딘Q’를 승부수로 띄웠지만, 반복된 지연에 시장의 기대감은 점차 ‘피로감’으로 바뀌고 있다.
‘계획’만 무성할 뿐, 이를 증명할 ‘한 방’이 늦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형국이다. 과연 이번 ‘오딘Q’는 실적 반등의 신호탄일까, 아니면 또 다른 ‘기다림’의 시작일까.
두 회사의 사례는 게임 업계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신작 개발은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신작이 나오기 전까지의 ‘보릿고개’를 버티게 해주는 것은 결국 기존 서비스의 역량이다.
컴투스는 10년 넘은 게임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며 유저를 붙잡아뒀고, 그것이 위기의 순간 구명조끼가 되었다. 카카오게임즈는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데는 능했으나, 현재의 배고픔을 해결할 도시락은 부족했다.
2026년, 두 회사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컴투스는 든든한 효자들을 뒤에 업고 ‘도원암귀’ 등 신작 사냥에 나선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오딘Q’로 실적 턴어라운드를 노린다.
기업의 가치는 ‘약속’이 아닌 ‘숫자’로 증명해야 된다. 카카오게임즈가 컴투스의 ‘반전 드라마’를 타산지석 삼아, 올해는 ‘실적’으로 답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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