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졸속행정 추궁 및 공사비 등 본사 차원 감사이뤄져야”
[하비엔=윤대헌 기자] 한국농어촌공사 진도지사(이하 진도지사)가 ‘둔전지 퇴수로 연결 공사’를 졸속으로 처리해 비난을 사고 있다. 퇴수로 연결 공사 당시 저수지의 수량이 풍부하다고 오판, 공사를 중단하면서 극심한 가뭄피해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에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공사의 ‘탁상행정’식 업무처리를 비난하며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6일 진도군 및 진도지사,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진도지사는 가뭄 대비와 농업용수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진도군으로부터 5000만원을 지원받아 ‘진도 둔전저수지 퇴수 재활용 관로 연결 공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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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이병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가뭄대책 현장을 찾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국농어촌공사] |
해당 공사는 상류 저수지에서 논·밭으로 공급된 물이 하류쪽 간이양수장에 쌓이면 다시 상류 저수지로 끌어 올릴 때 필요한 연결 관을 구축하는 것으로, 공사구간은 약 1㎞에 달한다. 둔전지는 진도에서 가장 큰 저수지로, 인근 10여개 마을 등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진도지사는 그러나 공사 진행 이후 40m 거리를 남겨둔 채 지난 2020년 돌연 공사를 중단했다. 저수지 수량이 풍부하고, 농업용수 사용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또 진도군에서 지원받은 예산으로는 960m 거리 밖에 집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도지사 측이 공사비 부족으로 추가 예산을 청구할 수도 있었지만, 당시 이를 실행하지 않은 것은 아예 완공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간이양수장의 물은 넉넉한 반면 둔전저수지의 물이 메마르면서부터 불거졌다.
이를 대비해 퇴수 재활용 관로 연결 공사를 진행했지만, 정작 완공이 안 된 탓에 농업용수를 공급받지 못한 농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 실제로 오류, 벽파, 연동 등에서는 물 부족으로 모내기를 제 때 하지 못했는가 하면, 모내기를 끝낸 논도 물을 제 때 공급받지 못하면 벼 생장에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더욱 황당한 것은 하류에 마련된 간이양수장은 물이 넘쳐 주변 일부 논의 경우 침수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에 진도지사는 넘쳐나는 물을 바다로 흘려보내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불과 40m 거리의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해 아까운 농업용수를 낭비하고, 농민만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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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7년 가뭄 당시 물고기가 폐사한 둔전저수지 모습. [사진=농어촌공사 진도지사] |
이와 관련 진도지사 측은 “공사 중단 이후 2년의 시간이 흘러 담당직원이 바뀌면서 상황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진도지사의 이같은 궁색한 변명에 주민들은 ‘탁상행정’으로 인한 ‘인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진도지사 측은 최근 완료되지 않은 40m 구간의 공사를 자체 예산을 투입해 완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주민들은 “진도지사에서 당초 공사를 완료했으면 지금처럼 피해를 보지 않았을 텐데, 어떤 이유로 공사를 중단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제서야 공사를 재개한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격이다”라며 분노했다.
또 주민 일각에선 한국농어촌공사 본사에서 진도지사의 졸속행정에 대한 책임 추궁과 함께 공사비 내역 등에 대해 감사가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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