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BN뉴스 = 정동환 기자] 프로덕션IDA의 근현대사 시리즈 세 번째 작품 '돔박아시, 고이래'가 4월 3일, 제주4·3을 상징하는 바로 그날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서울 공연의 막을 올린다. 제주 초연을 거쳐 완성도를 높인 작품이 4·3의 의미를 담은 날짜에 맞춰 서울 관객과 만난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프로덕션IDA는 최근 연극 '배소고지 이야기'로 이집트 샬름엘셰이크 국제청년연극제(SITFY) 대상과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대상 및 연출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4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연극)’ 선정 등 국내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창작 역량을 입증해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선보이는 '돔박아시, 고이래'는 프로덕션IDA의 역사·사회극 작업을 이어가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작품으로 주목된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으며, 2025년 11월 제주 BeIN극장에서 초연을 마친 뒤 서울 무대로 이어진다.
'돔박아시, 고이래'는 4·3으로 가족을 잃고 홀로 살아온 해녀 ‘고이래’가 한 사건을 계기로 묻어두었던 기억을 꺼내놓는 이야기다. 한 인물의 고백을 통해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태도와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를 비춘다.
초고 단계부터 실제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의 증언을 반영해 인물의 정서와 대사를 구체화했다. 제주 초연 당시에는 증언에 참여한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객석을 찾아 공연 내내 탄식과 눈물을 보였고, 무대와 객석이 함께 호흡하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작품은 과거의 재현을 넘어 현재의 기억을 다시 마주하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 공연에서는 제주 초연을 통해 다듬어진 장면과 호흡이 이어진다. 배우들은 제주어를 직접 익히고 현지를 답사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해녀의 노랫소리와 숨비소리가 제주어와 어우러지며 작품의 정서를 형성한다.
소시민을 통해 시대의 폭력을 드러내는 작업을 이어온 작가 이미경은 해녀 고이래라는 인물을 통해 4·3이 개인의 삶에 남긴 흔적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고이래 역은 제44회 서울연극제 연기상과 제16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손숙연기상을 수상한 황세원이 맡았다. 여기에 강선웅 역의 윤일식, 송인우 역의 송철호가 합류해 작품의 서사를 더욱 단단하게 완성한다.
윤일식은 '유원', '동백당; 빵집의 사람들' 등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로, 이번 작품에서는 고이래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 ‘강선웅’ 역을 맡아 4·3의 진실에 다가가는 인물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송철호는 '시뮬라시옹',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갔을 때' 등 다양한 작품에서 폭넓은 감정 스펙트럼을 보여온 배우로, 이번 작품에서는 시대의 폭력 속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복합적인 감정을 밀도 있게 표현한다.
공연은 4월 3일부터 4월 1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진행되며, 예매는 3월 6일부터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예매처와 NOL티켓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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