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기업 대출 연체율 1년새 2배 ‘껑충’

송현섭 / 기사승인 : 2023-02-27 11:23:43
  • -
  • +
  • 인쇄
불경기·고금리 여파로 대규모 부실화 우려

[하비엔뉴스 = 송현섭 기자] 고금리와 불황으로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을 제외한 KB국민·하나·우리·NH농협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월 신규 평균 연체율이 0.09%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1월 신규 연체율 0.04%보다 2배 이상 올라간 수치다. 
 

▲ 고금리와 불황으로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을 제 때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규 연체율은 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말 기준 대출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얼마나 새롭게 대출이 부실화됐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실제로 이들 4대 은행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 0.04%를 기록한 뒤 8개월간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다 9월 0.05%로 소폭 올랐고, 12월에는 0.07%, 올해 1월에는 0.09%로 올랐다.


이는 1년 반 정도 진행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효과가 누적돼 시중금리에 반영된 데다 불경기로 인한 가계와 기업의 상환여력이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1%P 낮춰 1.6%로 보고 있고, 경기 악화에 따른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어 추가 충당금 적립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최근 연체율은 가계와 기업 모두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대 은행의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6월 사이 0.04%를 유지하다 9월 0.05%,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0.07%까지 상승했다.

또 기업은 지난해 1월 0.05%에서 3월 0.03%로 낮아졌다가 6월 0.04%, 9월 0.06%, 12월 0.08%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 올해 1월에는 0.10%까지 급등했다.

한국은행은 앞서 지난 2021년 8월부터 0.50%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를 현 3.50%로 3.00%P 인상했다. 따라서 가중평균·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은행 대기업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해 1월 각각 3.03%와 3.52%에서 12월에는 5.32%·5.76%로 올랐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3.85%와 5.28% 수준에서 4.64%와 7.97%로 각각 0.79%P와 2.69%P 상승했다. 이처럼 시중금리 상승세가 누적된 것도 연체율 상승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실질 GDP(국내총생산)의 경우 직전 3분기 대비 0.4% 감소하면서 2020년 2분기 마이너스 3.0%를 기록한 이래 10분기 만에 또 다시 역성장을 나타냈다. 만약 올해 1분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2분기 연속 역성장으로, 경기침체 국면에 빠진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물가상승의 영향을 반영한 가계의 실질소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 이는 3분기 마이너스 2.8%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된 것이다.

한은이 지난 23일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하향 조정한 것 역시 향후 불경기를 예상한 것으로, 더욱 큰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누적 효과에 경기침체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다.

한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고정 이하 여신비율은 지난해 9월 0.21%에서 12월 0.22%, 올해 1월 0.24%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고정이하 등급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충당금 적립 의무도 증가하게 된다.

다만, 이는 3개월 이상 연체 시 분류되는 고정 이하 여신 요건에 미달하는 연말 연초 발생 건이 집계되지 않은 것으로, 향후 부실채권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따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