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김해 워터파크 사망사고 은폐 의혹에 "조사중인데 단정적 표현 수정 요청"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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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현장 확인도 거부 논란
▲삭제된 사망 속보 게시글 (사진: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하비엔=홍세기 기자]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속 산재 사망사고 속보 게시판에 올라온 김해 롯데워터파크 사망사고 글이 당일 오후에 삭제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롯데월드가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롯데월드 측은 사망원인에 대해 단정적인 표현이 있어 수정을 요청 한 것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발생한 김해 롯데워터파크 사망사고가 13일 오전 산재 사망사고가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 속보란에 올라 왔다가 롯데월드 측의 요청에 당일 오후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 17일 “재벌 대기업의 산재은폐 압력에 공단이 굴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에 따르면, 숨진 A씨는 사고 당일 오전 야외 파도풀장 바닥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청소작업 중 사고를 당했다. 앞서 지난 2013년부터 김해 롯데워터파크에서 인명구조와 현장 관리 업무를 한 A씨는 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A씨는 사고 당일 오전 10시께부터 60분간 물 속에서 바닥 청소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A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하고 사인을 분석 중이다.

사고 이후 안전관리공단은 다음날인 13일 오전 사망사고 속보란에 기업명을 명시하지 않고 사고 장소·시간과 함께 “워터파크 수중 청소작업 중 익사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김해 롯데워터파크를 운영하는 롯데월드 측이 “경찰 수사 중인데 ‘익사’라는 표현이 단정적”이라는 취지로 수정을 요구했고, 이에 공단 측은 사망 소식을 지웠다.

이같은 공단의 행태에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본부·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지난 17일 오후 경남 창원 공단 경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워터파크 측이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사망 원인을 노동자 산재가 아니라 노동자 개인의 죽음으로 치부하려는 것”이라며 “사업주 책임 회피 목적이 명확한데도 공단이 사측의 입장에 동조해 사망사고 속보를 삭제한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사망사고 속보가 이런 식으로 운영된다면 소규모 기업의 중대재해만 알려지고 대기업 사망사고는 은폐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기업 압력에 굴복한 공단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공단 측은 이날 오후 4시께 ‘익사’를 ‘사망’으로 수정해 사망사고 속보를 다시 게재했다.

유족들의 사고 현장을 찾았으나 롯데월드 측의 거부로 현장을 보지도 못하고 돌아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롯데워터파크측은 이날 유족들의 “사고현장을 보고 싶다”는 요구를 거부한 것.

특히, 고인의 친척은 모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사고 현장이라도 확인하겠다고 찾아갔지만 롯데월드 관계자로부터 ‘사전에 연락하지 않고 찾아와 기분이 나빠 보여줄 수 없다’는 폭언만 들었다”며 “자식이 왜 죽었는지 그 이유만이라도 알고 싶다는 유족 앞에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괘씸하고 지금도 살이 떨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월드 관계자는 “직원이 없는 이른 시간에 방문해 현장을 보여줄 수 없었을 뿐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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