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 가는 일상 속에서 처음 보는 누군가를 어디서 본 듯 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해명할 수 없는 신비하고 초자연적으로, 영화 <파묘>의 인기와 더불어 지난 2002년 출간된 <빙의>가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당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빙의>는 한국불교법성종의 큰스님인 묘심(妙心) 종정이 바라본 K-컬쳐의 주역으로 ‘오컬트’를 이미 오래 전에 내다 봤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음은 묘심(妙心) 종정의 지면(紙面) 설법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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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법성종 묘심(妙心) 종정. |
올 여름 K문화를 선도하는 K콘텐츠의 중심으로 ‘오컬트’를 빼놓을 수 없다. 영화 <파묘>의 열풍에 합류해 한국의 정신세계를 깊이 연구하고자 하는 이들로 필자가 머물고 있는 사찰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 각지에서는 동양의 문화와 종교, 민간신앙에 대한 관심이 지대할 뿐만 아니라 학문적 연구까지 하고 있다.
불안과 혼돈의 시대 서구 문명을 대신할 새로운 정신세계를 모색하고, 그 문화가 확산되는 것은 날로 발전하는 과학 기술에 발빠르게 적응하기에 급급한 현대인의 불안한 정신 상태, 즉 ‘빙의’가 판을 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빙의>가 출간된 이후 대한민국은 빙의 신드롬이 휘몰아쳤다. 현재는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에도 ‘빙의’를 소재로 하는 스토리가 무수히 많아졌다.
한 때 과학이라는 잣대로 비과학이라 치부하던 동양의 신비한 종교적 수행법 등을 가장 높은 정신수련의 한 방법으로 인식하는 현상은 이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인간에 내재된 신(神)인 자아를 각성 발전시키는 대한민국의 문화 종교에 심취하는 현상은 21세기 ‘한류’라는 날개를 달고 전 세계로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세계 각국의 명상가들이 동양의 민간신앙과 문화, 요가, 명상, 선 등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 21세기의 새로운 트렌드다. 또 동양 민간신앙의 주술적인 방법으로 영적 치료를 하는 심령사들에게 의지해 병을 치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동양의 신비로운 영적 정신세계의 초능력 현상이 물질 문명으로 황폐화한 서구적 정신세계를 바꿔 놓으리라는 믿음은 현실이 된 지 오래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많은 물리학자들이 이런 동양의 신비한 이론에 동의한다는 점이다. 아마도 우리가 지금까지 미신이라고 치부한 한국적 전통신앙과 가신 문화도 이제는 새로운 차원에서 연구되고 지켜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기 가신(家神)을 말살해 대재앙을 맞은 어느 집안의 예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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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당시, 자비정사에서 묘심 종정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북한산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자비정사] |
어느 해 여름 삼복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78세의 할머니가 40대 후반의 외동딸을 데리고 왔다. 그런데 딸은 한여름에 겨울 스웨터를 입고도 한기에 떨며 두 팔과 다리를 오그리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은 잔뜩 일그러진 형상과 뒤섞여 마치 산 송장을 마주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들 앞에 흰 광목 두루마기 차림에 갓을 쓴 할아버지가 추위에 떨며 배고픔에 허기진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집안 조상 중에 동사한 사람이 있냐”고 묻자 노모는 딸의 차가운 손을 어루만지며 “다 자기 잘못이다”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유인 즉, 당시 그녀는 대가집 장손 며느리로 시집을 왔는데, 대대로 성주신과 터줏신, 조왕신 등을 모셔온 가정이었다고 한다.
서울에서 전문학교를 졸업한 당시에는 신여성이었던 그녀는 시부모와 맞서며 집안의 터줏가리와 성주단지, 조왕물 단지를 결혼 후 3 남매가 장성했을 때 쯤 모두 태워 없앴다고 한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하던 시아버지는 며느리와 심하게 다퉈 가출했고, 10여일 만에 동네 상여집에서 얼어 죽은 모습으로 발견됐다.
몇 달 후 그녀의 남편마저 시부의 묘 앞에서 음독 자살했고, 큰아들은 2년 후 기차사고로 즉사했다. 또 작은아들도 이듬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로 인해 그 집안은 여자들만 남은 채 대를 이을 남자 하나 없이 풍비박산이 된 것이다.
하나 뿐인 외동딸만 미국 유학을 다녀와 결혼 후 편안히 살고 있었다. 그런데 10여년 전부터 갑자기 꿈에 죽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오빠들이 자주 나타나 “추워 죽겠다!” “배고파 죽겠다!”라는 말을 한 후부터 두 팔꿈치 아래와 무릎 아래 부분이 꽁꽁 얼어붙듯 냉기가 돌며 오한으로 꼼짝달싹할 수 없는 상태로 고통의 나날을 보낸다는 것이다.
병원 검진상 아무 이상도 발견되지 않은 외동딸이 시름시름 앓고 말라가는 것을 지켜보다 못한 노모가 나를 찾았던 것이다.
필자는 그 집안의 가신들을 불러 공양하고 가신의 화로 인해 돌아간 영혼들을 위한 위령제를 모셨는데, 그날 딸은 내내 슬피 울며 조부가 추위에 얼어 숨을 거두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었다.
또 위령제가 끝나고 봉송할 즈음 오그라 들었던 팔다리를 온전히 펼 수 있었고,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편안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었다.
비로소 가신을 올바로 모시지 못해 화를 입은 가족의 질긴 업이 소멸되고, 외동딸에게 빙의된 영가도 청정한 곳으로 천도돼 일신상의 평온을 되찾아 노모와 딸은 그간의 고통을 되새기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합장하고 돌아갔다. 그 두 여인의 뒷모습은 처음 봤던 어두운 빛은 사라지고 자비광명이 비추고 있었다. 북한산 한국불교 법성종 자비정사 종정 묘심(필명 묘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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