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에 몰린 기명철 세운·극동건설·남광토건 회장 속사정

박하웅 기자 / 기사승인 : 2025-09-19 09:02:20
  • -
  • +
  • 인쇄
비자금 조성 의혹에 로비설까지 '솔솔'
사정당국 부당내부거래 의혹 확인 중

[HBN뉴스 = 박하웅 기자] 중견 건설사들인 극동건설과 남광토건, 세운건설의 실질적 오너인 기명철 회장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되고 입찰 로비설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결국 사정당국도 기 회장의 이러한 의혹을 인지하고 조사에 들어간 상태로 파악됐다. 

 

부당내부거래 의혹도 제기된다.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계열사들을 사금고로 이용하는 경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일각의 지적이다.  

 

  극동건설 내부. [사진=HBN뉴스]

 

업계에서는 세운건설을 중심으로 여러 건설사들을 인수하면서 사세를 확장한 기명철 회장에 대해 베일에 가려진 인물로 통한다. 잘 나서지 않는 그의 성격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기 회장은 지난 1995년 전라남도 화순을 기반으로 세운건설을 설립하고 2012금광기업을 인수했다. 그리고 3년 뒤인 2015남광토건과 2016극동건설을 인수하면서 건설그룹으로 성장했다. 

 

극동건설은 1947년 설립되어 1970년대 중동건설에 참여했고 아산만방조제 공사를 하던 기업이다1997년 외환위기 때 극동그룹이 해체되고 2003년 론스타에 매각된 후 2007년 웅진 그룹으로 넘어갔다이후 2012년 웅진그룹이 부도를 맞자 2016년 세운건설에 넘어갔다.

 

문제는 사세 과정에서 가족과 측근 명의의 협력업체를 동원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9일 일부 언론의 기사를 통해 이러한 의혹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기 회장은 협력업체 C, L, S사 등을 통해 과다 용역 발주, 허위 급여, 특수관계사와 내부거래 등으로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이들 회사는 본계약 외 별도 설계비 과다 계상, 일감 몰아주기 방식 등을 활용해 자금을 조성한 뒤 다시 환류하는 구조로 운영된 것으로 보도됐다.

 

HBN뉴스 취재에서 협력업체 C, L, S사 등은 기 회장의 자녀와 측근들이 대표 또는 주주로 포진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그의 13녀 자녀 중 1명이 각 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정당국에서는 극동건설이 최근 각종 공공건설 공사입찰에서 로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사실 여부를 확인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극동건설과 남광토건의 거래처인 A사를 통해 비자금을 마련한다는 첩보에 따라 A사의 자금내역을 들여다 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사는 기 회장의 자녀 1명이 재직 중인 곳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건설은 건설업계에서 로또라고 불리는데 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달하지만 수주를 하면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라며"극동건설은 최근 국지도 88호선 광주~양평 도로공사, 명지1동 하수관로 신설공사, 부산 그린스타트업타운 조성공사,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도시개발 사업 등에 연거푸 낙찰에 실패했다"고 귀띔했다.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극동건설에 대한 의혹이 기사화되면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정거래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조세범처벌법 등 다수의 법률 위반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업계 파장이 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BN뉴스는 극동건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과 전화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저작권자ⓒ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