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노이슬 기자] 처음엔 진짜 래퍼인 줄 알았다. 래퍼인데 배우를 하나보다 생각했으나 정작 배우 박성준은 랩과는 거리가 멀었다. 수줍은 미소가 2PM 준호와 배우 윤시윤을 연상케 한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배우 주지훈을 떠오르게 하는 박성준은 올해 7년차 중고 신인배우다.
박성준이 출연한 영화 <럭키 몬스터>는 빚더미 쭈구리 인생을 살고 있는 도맹수(김도윤)가 의문의 환청 럭키 몬스터(박성준)의 시그널로 로또 1등에 당첨된 후, 위장이혼 뒤 사라진 아내 성리아(장진희)를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벼락부자 폭주극이라는 독특한 장르다.
박성준은 극 중 도맹수에게만 들리고, 그에게만 보이는 판타지적인 캐릭터 럭키 몬스터(이하 럭몬)으로 분했다. 장르만큼 독특했다는 시나리오에 박성준은 "저도 처음에는 이게 뭐지생각했어요"라고 회상했다.
"시나리오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오디션을 봤어요. 3차때 받았어야는데 못 받아서 오디션 보기 한 시간 전에 받게 됐어요. 처음 혼자 시나리오 보고는 '이게 뭐지?' 싶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궁금증을 갖고 있었죠.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하나하나 짚어나갔어요. 처음엔 굉장히 어렵게 접근했는데 도윤이형(도맹수 역) 만나고 얘기하면서 더 간결하고 단순한 이야기라 받아들였어요."
처음 접했을 때는 "'럭몬'의 존재조차 감이 잡히지 않았다"는 박성준은 김도윤을 만나고 캐릭터를 잡기 시작했단다. 김도윤은 갑자기 등장하는 '럭몬'을 자신의 캐릭터 도맹수와 같은 선상에 선 인물로 생각하라고 조언했단다.
첫 촬영을 기억하냐는 물음에 골목길에서 그림자로 등장한 씬이라고 답했다. 박성준은 "골목에서 랩 하기 전에 도윤이형은 누워있고 그림자로 등장했어요. 담배피면서. 모든 게 얼떨떨했죠. 간혹가다 주시는 마이크부터(미소). 저는 비트박스 같은 것 조금도 못하는데 감독님이 입혀준다고 하시더라고요. 시늉을 하는데 스태프분들이 재밌게 쳐다보는 눈빛도 느껴지고 굉장히 재밌었던 기억이에요"라고 기억했다.
박성준은 <럭키 몬스터>가 첫 장편 주연작이기 때문에 유난히 긴장했을 터. 점차 나아질만도 했지만 그는 마지막 촬영날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단다. 대본 리딩할 때 봉 감독에게 많은 피드백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리딩 때 감독님께서 대사 어미처리라던지, 조금 더 밝았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영화 속 '럭몬'처럼 좀 더 밝고 개구진 모습을 원하셨어요. 근데 저는 반대로 더 진지하고 어둡게 접근을 했던거죠. 또 다른 자아이고, 도맹수를 조종하니까 어둡고 으스스하다고 단순하게 접근을 했었거든요. 리딩 후에 톤이 많이 올라갔어요."
실제 본인과의 성격 싱크로율을 묻자 그는 "40%정도요"라고 답했다. "사실 20대 초중반에는 낯도 별로 안 가리고 까불까불했어요. 군대 제대하고 나서 없던 무게감이 조금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좀 차분해지고 조용한 것도 좋아하게 됐어요. 원래 풀과 산, 안좋아했는데 요즘에는 꽃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하하."
박성준은 녹색으로부터 힐링과 대리만족을 얻는다고. 그는 "풀은 소통도 없는 것 같고, 처음 정해진 자리서 죽을 때까지 있잖아요. 계속 혼자서 버티는 모습이 저 같기도 해요. 버티는 모습은, 제가 아직 가지지 못해서 그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껴요. 그런 느낌을 갖고싶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강이나 산에 자주 가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랩도 힘들었지만 럭몬은 극 중 스포츠 중계를 하듯이 관객들에 상황을 전하며 즐거움을 안긴다. 박성준은 "극중 '동물의 왕국' 오프닝 BGM을 리딩 때 선배님들이 시켰어요. 그래서 촬영 전까지 유튜브 엄청 보고 따라했어요. 옆집에서 시끄럽다고 항의할 정도로 연습했던 것 같아요. 미리 알았더라면 준비했을텐데 아쉬운 부분이 있기도 해요"라고 했다.
또 그는 "럭몬이 저한테 있었으면 좋겠어요. 내년에 곧 서른이거든요. 남자배우는 많은 나이가 아니라고 하시던데, 압박감이 좀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다 무시하고 내가 취하고자 하는 것 취해버리겠다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랐다.
박성준은 고등학교 시절 특별활동 시간에 했던 연극부 활동을 하며 연기의 매력에 빠졌다. 22살때부터 단역 생활을 하며 7년을 이어왔다. 그 결과, '보좌관2', '야식남녀', '우아한 친구들' 등 드라마에 얼굴을 비쳤으며, 오는 16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JTBC 새 수목드라마 '런 온'에도 캐스팅 돼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한다.
"이전 작품들과 달리 비중도 늘었어요. 감독님께서 저에게 진한 남성미, 섹시미를 보셨다고 하더라고요(미소). '런온'에서는 구릿빛 피부에 임시완씨와 국대 육상부 친구로 나와요. 머리고 짧게 짜르고, 태닝도 하고 낯설지만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어요.
첫 촬영 전 69kg까지 찌웠어요. 하루 6끼를 먹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운동하는 것보다 먹는 것이 더 힘들었어요. 그래도 임시완씨랑 절친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쳐요. 츤데레 제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작가님이 예뻐보여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하하."
박성준은 "'런 온'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저도 기대되요. <럭키 몬스터> 촬영하면서 액션스쿨을 다녔어요. 근데 시간을 쏟은 만큼 실력이 쉽게 늘지 않더라고요. 다음에 또 액션을 해내면 짜릿할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성준은 "우리 영화가 촬영 여건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개봉 자체가 배우 스태프들에 의미가 크죠. 처음 독립 장편영화 주연을 맡았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아쉬운 마음도 크지만 그래도 독특한 영화니까 많이 봐 주셨으면 해요. 코로나19 조심하시고 저는 '런온'에서 다시 인사드릴게요"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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