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학 아닌,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연대
6·3 조기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집권 여당 대통령의 탄핵 이후 혼돈 속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그 어떤 대선보다 정국의 향배를 좌우할 중대한 분기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각종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대선을 준비해온 이점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독주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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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左),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右) |
반면 범보수 진영은 분열 상태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여론조사상 2위를 지키고 있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3위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두 후보 모두 단일화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재명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패배가 아닌, 보수 진영 전체의 전략 실패이자, 대한민국 미래를 가를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김문수 후보는 연일 단일화를 제안하고 있다. 그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 “정책적 방향과 철학이 같다”며 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토론회에서 가장 빛났던 인물”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단일화 이후 공동정부 구성과 세대교체를 약속하면서, 이준석 후보의 향후 정치적 위상 확대도 시사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이길 수 없는 방식”이라며 단일화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 역시 정치적 명분과 신당의 정체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 정치의 냉혹함을 외면할 수는 없다. 분열된 채 선거를 치르면 누구도 승리하지 못한다. 단일화에 실패한 채 선거를 끝낸다면, 이준석 후보 역시 보수 유권자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단일화는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전술이자, 보수 진영이 미래를 걸고 감당해야 할 역사적 책무다. 지금은 당선 가능성과 시대적 상징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때다. 단일화에 성공하면, 공동정부 구성, 3년 내 개헌 로드맵, 세대·노선 통합의 정치적 실험이 현실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실패한다면, 정권은 물론 야권 전체가 와해될 위험도 있다.
이준석 후보는 안철수, 유승민 전의원의 사례를 보듯이 거대 양당체제를 극복할 수 없다는 현실을 수용하고, 보수정당안에서 정치적 승부를 걸어야 한다. 단일화를 거부하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할 경우, 장기집권에 방해가 되는 이준석 제거가 첫 번째 목표가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단일화는 바램이 아니라 사명임을 직시하고, 단일화를 주도해야만 차세대 리더로서 확실하게 부상할 수 있다.
이제 결단의 시간이 왔다. 이재명 독주를 막기 위해서라도, 보수 진영은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 그것은 정치공학이 아닌,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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