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이지희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최근 성장성이 낮거나 수익성이 부족한 사업들을 과감히 정리하며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해 운영하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다. MS의 ‘게임패스 얼티밋’을 통해 제공하던 이 서비스는 출시 초기 주목을 받았지만, 게임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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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 3사가 ‘AI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또 지난해 출시된 반려동물 건강관리 플랫폼 ‘펫토닥’ 서비스는 다음 달 종료를 앞두고 있고, AI 기술로 천체망원경 영상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는 천문 콘텐츠 플랫폼 ‘스타허그’ 베타 서비스 역시 종료한다. SK텔레콤은 스타허그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 자산을 기관·지자체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도 신사업 분야에서 여러 서비스를 종료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가상인간 콘텐츠 제작 서비스 ‘AI 휴먼 스튜디오’, 메타버스 플랫폼 ‘지니버스’, 내비게이션 서비스 ‘원내비’ 등은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 정리 대상이 됐다.
또 경영 효율화를 위해 계열사 구조조정과 비효율 사업 정리에도 속도를 내면서 지난 3월에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 자회사 ‘롤랩’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고, 금융·보안 솔루션 부문 계열사 ‘이니텍’과 디지털광고 대행사 ‘플레이디’ 매각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KT링커스’를 KT서비스남부에 편입시킨다고 발표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저수익 사업을 대폭 축소하며 AI와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재편을 모색 중이다. 내년 1월에는 화물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를 종료하고, 교육용 서비스 ‘U+초등나라’를 서비스를 내년 2월에 종료한다.
특히 화물잇고는 37조원 규모의 물류시장에서 3년 내에 매출액 1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출범했지만, LG유플러스가 AI 데이터센터 및 컨택센터로의 투자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통신사들은 비효율 사업 정리를 통해 확보한 자원을 AI 신사업에 집중적으로 재투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AI 사업 수익성과 통신 인프라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사업부서를 대표 사업영역으로 분리하고, AI DC(데이터센터) 사업부서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또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비스 기업 ‘람다’와 AI 검색 엔진 기업 ‘퍼플렉시티’ 등 글로벌 AI 스타트업에 3000억원을 투자하며 AI 인프라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T는 2조4000억원을 투자해 MS와 함께 소형 언어 모델(sLLM) 개발 및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MS와의 협업을 통해 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 및 산업별 특화 모델을 개발하고, AI·클라우드 기술을 연구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 센터도 공동 설립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 신규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메타와 협업해 ‘익시’ 공식 인스타그램 메신저에 AI 챗봇을 도입하고, 세로형 릴스 제작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는 등 AI 기반 사업 고도화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연간 4000억~5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정체가 이어지고 있는 통신 시장에서 AI에 대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투자액 대비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비용을 확보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은 꾸준히 진행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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