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N뉴스 = 홍세기 기자] 광주 서구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숨진 노동자 4명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관계 기관 합동감식이 본격화된다.
15일 고용노동부와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오는 16일 오후 2시 30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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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도서관 붕괴사고 수색 작업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
광주경찰청 수사본부가 주관하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건축공학·구조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참여 기관들은 붕괴 지점과 구조물 상태, 공법 적용 과정, 시공·감리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수사본부는 "사고 원인과 구조적 결함 여부 등을 과학적·객관적으로 규명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 사고 개요
이번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1시 58분께 발생했다. 당시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에서는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현장에는 97명의 노동자가 있었으나 PC빔, 트러스, 데크플레이트 등 주요 구조물이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4명이 순식간에 매몰됐다.
붕괴 범위는 옥상층에서 지하 2층까지 이어졌으며, 레이콘 30대 분량의 콘크리트가 지하층까지 쏟아져 내렸다.
구조 당국은 철근과 콘크리트를 일일이 절단하고 굳지 않도록 물을 분사하는 등 46시간의 노력 끝에 지난 13일 오후 12시경 마지막 실종자를 수습했다.
◆ 주요 의혹 사항
사고 원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규명되지 않았으나 현장 상황과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먼저 콘크리트 타설 당시 동바리(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장에 적용된 '장스팬 지지 PC거더 공법'은 기둥 간 간격을 넓게 확보하는 특허 공법으로, 기둥을 촘촘히 세우지 않고 약 168m에 달하는 장거리 보(거더)를 통해 하중을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이 공법은 광주시 공법심사위원회가 제작 방식과 시공 절차, 구조적 안전성 등을 종합 검토해 적용을 승인했으며 25개 시설에 이미 적용됐다.
다른 쟁점은 구조물 접합부 시공 상태다. 철골 기둥과 보, 데크플레이트를 연결하는 볼트·용접 부위가 설계대로 시공되지 않았거나 하중을 견디지 못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장의 트러스는 약 48m 간격으로 떨어진 기둥 사이를 교량 형태로 연결한 구조로, 약 24m 단위로 제작된 뒤 현장에서 용접을 통해 이어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 경찰·고용노동부의 수사 및 조사 진행
광주경찰청은 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해 기존 36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15일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 붕괴사고 수사본부'로 격상했다.
수사본부장은 광주경찰청 수사부장이 맡으며, 경찰은 3개 수사팀을 보강해 총 62명 규모로 운영한다.
경찰은 지난 13일 시공사인 구일종합건설 본사를 포함해 감리·설계 등 6개 업체 8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에는 경찰관, 근로감독관 등 약 40명이 투입됐으며, 공사 관계자 8명에 대한 출국금지도 신청했다.
경찰은 동바리 등 지지대 없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특허 공법으로 도서관을 시공하면서 붕괴 위험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안전조치를 이행했는지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책임 소재를 규명할 방침이다.
광주고용노동청도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원·하청 간 작업지시 내역, 작업 방법, 안전 관리체계 등을 확인하는 중이다.
노동청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형사 처벌과 행정 처분이 병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광주대표도서관은 광주시종합건설본부가 발주한 공사로,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이며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당초 흥진건설과 구일종합건설이 공동으로 시공을 맡았으나, 대표 시공사였던 흥진건설이 자금난으로 공사를 중단하면서 구일종합건설이 올해 6월 전체 공사를 승계했다. 현재 공정률은 73%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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