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정몽원 회장 피고발인...조사 여부 검토"
[HBN뉴스 = 박정수 기자] HL만도 평택공장 하청노동자 사망사고를 둘러싼 중대재해처벌법 수사가 정몽원 HL그룹 회장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 노동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HL만도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하청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정 회장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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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고 김승모 노동자 유족 기자회견 모습 [사진=연합뉴스] |
류현철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전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 회장에 대한 조사 여부를 묻는 질의에 “현재 유가족과 대책위원회가 정 회장과 대표이사, 법인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황”이라며 “피고발 대상이기 때문에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는 지난 7월22일 낮 12시50분께 경기 평택시 포승읍 HL만도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하청업체 소속 김승모 씨가 고장 난 부품 가공 기계 내부를 점검하던 중 기계와 벽 사이에 끼여 숨졌다. 수사당국은 당시 김씨가 기계 내부에 있는 사실을 알지 못한 HL만도 소속 직원이 기계를 시운전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왔다.
경찰과 노동부는 지난달 7일 HL만도 평택사업장과 김씨 소속 협력업체 등 2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HL만도 평택사업장 안전보건 관리책임자 등 3명과 하청업체 대표 등 2명, 총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노동부는 별도로 해당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수사 중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같은 달 19일 국회에서 HL만도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후 별도로 수사 대상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생겼다. 김씨 유족과 ‘만도 평택공장 청년 비정규직 고 김승모 중대재해 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정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이들은 정 회장이 HL만도의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만큼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회장의 경영 관여 여부를 둘러싼 정황도 나오고 있다. 금속노조가 지난달 25일 공개한 HL만도 내부 자료에는 정 회장의 해외 출장 기간 그룹 비서실이 ‘회장님께서 반드시 인지하거나 의사결정 하실 내용’을 매일 보고하도록 요청한 지침과 2024년 ‘비서실 인사혁신팀’ 명의의 HL만도 임원 인사발령 문건이 포함됐다. 노조는 인사발령 문서에 적힌 ‘의명’이라는 표현 등을 근거로 정 회장이 HL만도의 주요 의사결정과 임원 인사에 관여해왔다는 입장이다.
지배구조상 정 회장은 HL만도 등기 사내이사이자 HL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지난 6월 공시된 대량보유상황보고서 기준 정 회장 본인은 HL홀딩스 지분 28.04%를 보유하고 있다. HL홀딩스는 HL만도 지분 30.25%를 가진 최대주주다. HL만도 반기보고서에도 HL홀딩스가 최대주주로서 회사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기재돼 있다.
다만 이 같은 내부 문건이나 지분 관계만으로 정 회장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안전보건 업무와 관련해 정 회장이 어떤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의사결정에 관여했는지가 향후 조사에서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에게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이행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정 회장에 대한 조사가 실제 이뤄질 경우 HL만도의 안전보건 체계와 관련해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노동부는 평택공장에 대한 감독을 진행하는 동시에 감독 범위를 다른 사업장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류 본부장은 특별감독과 범위 확대 요구에 대해 기존 유사 사고의 감독 내용을 검토해 엄중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현재 피고발인 신분이다. 노동부가 정 회장에 대한 직접 조사에 착수할지, 안전보건 경영 책임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지가 HL만도 중대재해 수사의 다음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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