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최근 ‘마일리지 논란’을 일으켰던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의 보수가 최대 2배가량 인상될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앞서 지난해에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직원들의 임금은 20% 삭감한 반면 본인은 보수를 높여 받아 비판을 받은 바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 총 50억원 규모인 이사 보수 한도(사내·사외이사 포함)를 90억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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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사진=대한항공] |
지난해 기준 양 사의 이사회 구성원은 한진칼 15명, 대한항공 12명이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40억5000만원, 한진칼은 총 43억9000만원을 각각 이사회 보수로 지급했다.
이번 정기 추종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대한항공 이사회 1인당 보수는 7억5000만원, 이사회 멤버가 15명에서 13명으로 줄어드는 한진칼은 6억9230만원이 된다.
특히 지난해 양 사 사외이사들에게 배정된 보수 총액이 10억원 이하임을 감안하면 조원태 회장 등 등기 임원의 보수는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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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주주총회 소집공고 중 문제가 되고 있는 안건. |
지난해 조 회장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으로부터 총 34여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대한항공이 8억6919만원을, 한진칼이 8억4900만원을 조 회장에게 각각 지급했다.
만약 올해 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가 상향 조정되면 조 회장의 보수는 양 사로부터 전년도에 함께 받은 보수액을 각각 받아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 조 회장의 보수는 최대 70억원대에 달할 수 있다.
조 회장의 이같은 보수 인상 배경에는 상속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조원태 회장 일가는 지난 2019년 고(故) 조양호 회장 별세로 총 27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신고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조 회장이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는 약 600억원에 달한다.
조 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첫 상속세를 납부한 이후 내년 10월까지 2회에 걸쳐 남은 상속세를 분납해야 한다.
조 회장은 그동안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등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 왔다. 지난해 11월 기준 조 회장은 한진칼 주식 160여만주를 상속세 연부연납 담보로 냈고, 금융권에 한진칼 주식 200만주 이상을 담보로 대출받아 상속세 자금을 조달해 왔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2번의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급여를 늘리는 방법 등을 통해 연 1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측은 “지난해 대한항공은 포스트 코로나로 항공 수요가 급증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며 “그런 만큼 이사 보수를 인상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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