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등 국내 금융사, 홍콩빌딩 대출 2800억원 ‘손실’ 위기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7 14: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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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금융사와 기관투자자가 4년 전 홍콩의 한 랜드마크 오피스빌딩 측에 빌려준 2800억원 가운데 대부분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빌딩에 투자한 초고액자산가(VVIP)와 증권사 등의 손실이 우려돼 실적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오는 18일 열리는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에서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GFGC빌딩)에 대출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 자산의 90% 안팎을 상각할 예정이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미래에셋증권 본사 전경. [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9년 6월 메자닌(중순위) 대출로 해당 건물에 약 2800억원을 투자했다. 미래에셋 측은 직접 투자금 300억원을 제외한 2500억원을 증권사와 보험사 등 금융기관에 펀드로 셀다운(재매각)했고, 펀드운용은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맡았다.

해당 상품은 만기 10개월 수준에 연 5% 수익을 추구한다는 점, 보증을 선 건물주인 홍콩 상장기업 골딘파이낸셜홀딩스와 최대주주이자 억만장자인 판수통 회장이 믿을 만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를 통해 당시 한국투자증권 400억원, 유진투자증권 200억원 등 금융기관에서 1100여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최소 가입금액 10억원 이상인 초고액자산가(VVIP) 등으로부터 1600여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판수통 회장이 중국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발생한 부실 등으로 인해 파산하고, 골딘파이낸셜홀딩스도 위기에 빠진 데다 금리 인상 등으로 빌딩 가격이 급락했다. 이에 선순위 대출자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도이체방크는 빌딩 매각에 나서 원금을 회수했다. 하지만 나머지 투자자들은 대부분의 투자액을 회수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미래에셋 측은 해당 펀드가 보유한 중순위채권의 원리금 회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소송에 나선 상태다. 

 

아직 손실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실적 및 자산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하비엔뉴스와의 통화에서 “미래에셋은 최우선 과제로 본 펀드가 보유한 중순위채권의 원리금 회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법적 절차 등을 통해 투자자 보호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세부 내용이 구체화되는 대로 신속하게 안내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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