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로봇 등 미래 기술 투자에 그룹 역량 집중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권 승계’ 관련 10년간의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났다. 대법원이 17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및 회계처리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하면서다.
이번 판결로 삼성은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AI 반도체·전장·로봇 등 미래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 수 있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이날 이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차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 등 미전실 전·현직 임직원 13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하급심의 무죄 판결을 모두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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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확정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
앞서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하며,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추고 제일모직 가치를 부풀려 자신이 보유한 지분 기반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 했다는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를 고의로 변경해 자회사 가치를 왜곡했다는 분식회계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2023년 2월, 공소사실 19개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2심 역시 올해 2월 추가된 혐의 4개를 포함한 총 23개 혐의 전부를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원심 판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며 “5년에 걸친 충실한 심리를 통해 현명하게 판단하여 주신 법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번 판결로 삼성은 그룹 전반을 짓눌러 온 사법 족쇄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그동안 경영권 정당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그룹의 중장기 전략 수행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해왔지만, 이제는 이 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 정상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은 AI 반도체, 전장부품, 로봇, 바이오 등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왔다. 사법 리스크 해소로 구체적 로드맵이 이 회장의 손에 다시 쥐어지면서 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투자 등 전략적 판단이 한층 유연해질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미래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었지만, 총수 리더십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실행 단계에서 보수적인 움직임이 많았다”며 “이제는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신사업 M&A 등에서 보다 과감한 행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재용 회장 ‘사법리스크’ 해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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