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 메리츠증권 전무 '대출 알선 수수 혐의'로 1심 징역 8년 앞 뒤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8 13: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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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 2명과 3년간 1186억 대출 받고 미공개 정보 이용 부동산 취득
금감원, 2023년 5개 증권사 대상 실시 부동산 PF 기획검사에서 적발

[HBN뉴스 = 홍세기 기자] 메리츠증권에 재직하면서 미공개 부동산 정보를 이용해 가족회사 명의로 1000억원대 불법 대출을 받은 전 임원이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아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지난 1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증재·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모 전 메리츠증권 전무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사진=연합뉴스]

 

박씨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고 대출을 알선한 혐의(특경법상 수재·업무상 배임)로 기소된 메리츠증권 전 직원 김모씨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4억6178만원이, 이모씨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4억원, 추징금 3억8863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박씨는 2014년 초 가족 명의로 부동산 투자회사를 설립한 뒤, 같은 해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약 3년간 부하 직원인 김씨와 이씨의 알선으로 다른 금융기관에서 총 1186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박씨는 메리츠증권에 근무하는 과정에서 미공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보를 입수해 이를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했으며, 취득 자금 마련 과정에서 김씨와 이씨에게 대출 알선을 청탁하고 대가로 총 8억5041만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씨는 가족법인을 통해 900억원 상당의 부동산 11건을 취득·임대했으며, 이 중 3건을 처분해 약 100억원의 매매차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박씨는 부하 직원들의 지위를 이용해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여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며 "범죄 수익을 배분할 때는 부하 직원의 가족들을 허위 직원으로 등재해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송금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또 "박씨의 범행은 금융회사 임직원의 청렴성과 직무 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하고 금융시장의 건전한 거래 질서를 교란하는 범죄다"라며 "범행이 매우 중대한데도 범행 전부를 부인하며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금융감독원이 2023년 10월부터 12월까지 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부동산 PF 기획검사 과정에서 적발됐다. 

 

금감원은 임직원의 사익 추구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검찰은 올해 1월 메리츠증권 본점을 압수수색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박씨는 2024년 8월 특경법상 수재·횡령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약 1년 7개월의 재판 과정을 거쳐 이번 판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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