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빛 좋은 개살구 탈피 언제?"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4 10: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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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광고매출 하락·방영회차 감소에 '적자전환'
OTT 납품 재개·한한령 해제에 실적반등 기대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CJ ENM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부진한 2분기 실적을 지나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지만 ‘별들에게 물어봐’의 상각비 부담과 신작 방영 편수 급감으로 실적 쇼크가 불가피하한 상황에 몰려 있다. 


14일 NH투자증권과 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올 2분기 연결 매출 1039억 원(-24% y-y), 영업적자 23억 원(적자전환)으로 역대 최소 수준의 방영회차(41회)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예고했다. 

 

 CJ ENM 센터 [사진=연합뉴스]

스튜디오드래곤은 2016년 CJ ENM 드라마 사업부에서 물적 분할돼 설립된 드라마 전문 스튜디오로, 기획·제작부터 판권(IP)까지 자체 보유하는 구조다. 그러나 스튜디오드래곤은 ‘콘텐츠 왕국’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고 최근 실적 부진에 빠졌다.

제작비 부담이 컸던 tvN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의 흥행 실패, 방영 회차 감소, 해외 판매 부진 등이 겹치며 2025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 급감했다.

여기다 모회사 CJ ENM의 1분기 광고 매출 하락과 티빙 연계 전략이 흔들리며, 스튜디오드래곤 콘텐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영업이익은 2021년 625억 원에서 2022년 585억 원, 2023년 372억 원으로 매해 감소했다. 2024년 399억 원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전체 방영 회차가 71회에서 59회로 크게 줄어들었다”며 “tvN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 등의 흥행 부진으로 모든 회차에 걸쳐 시청 패널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반기 전망은 다르다. 3분기에는 방영회차가 83회(+41% y-y)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목드라마 슬롯이 9월 중 재개되고, ‘서초동’, ‘폭군의 셰프’, ‘견우와 선녀’ 등 다양한 편성작과 ‘친애하는 X’‘다 이루어질테니’ 등이 대기 중이다.

투자업계도 스튜디오드래곤이 다시 반등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해 하반기부터 방영회차 증가와 수목드라마 재개로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편성 증가와 상각 부담 완화 및 비용절감 효과까지 발생하면서 호실적이 전망된다”고 판단했다.

실제 회사 측은 제작비 절감을 병행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실비 정산 시스템을 통해 프로젝트당 평균 제작비 절감 등 원가 구조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방영회차 확대에 따른 상저하고의 실적 예상되며, 한한령 해제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한령(중국 내 한류 제한 조치)의 해제는 시장·수익·콘텐츠 확산 측면에서의 기대 효과와 직결된다.

한한령으로 인해 2016년 이후 한국 드라마의 중국 직접 수출과 방송이 사실상 중단됐다. 해제 시 스튜디오드래곤은 중국 OTT 및 방송사에 드라마 공급이 가능해져, 해외 판권 수익이 대폭 확대될 수 있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 최대의 단일 콘텐츠 소비시장 중 하나로, 한국 인기 드라마 1편당 판권 단가가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한한령 해제는 스튜디오드래곤처럼 과거 중국 기업과의 합작 투자, 공동제작 등 다양한 형태의 협업 실적이 있는 제작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스튜디오드래곤은 콘텐츠 경쟁력은 높지만 모회사 리스크와 콘텐츠 투자 회수 시점의 불확실성이 늘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며 “이번 하반기 반등이 일회성인지, 체질 개선의 신호탄인지가 향후 주가 방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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