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권 '탈중국' 핵심 공급사로 부상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소재 주권 실현을 내건 포스코퓨처엠이 광양 전구체 공장 가동, 양극재 글로벌 수출 확대 등 거침없는 투자 질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당기순손실 355억 원에 부채비율 150.6%, 적자와 재무불안이라는 이중 경고등이 동시에 켜졌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66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8%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355억 원으로, 직전 분기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은 7억7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7% 급감했다. 전 분기(172억 원)와 비교해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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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 직원이 광양 전구체 공장에서 제조 공정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포스코퓨처엠, 연합뉴스] |
포스코퓨처엠의 재무 부담도 눈에 띄게 커졌다. 총차입금은 4조147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3612억 원 증가했다. 순차입금 역시 3조6050억 원으로 4114억 원 늘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150.6%, 순차입금비율은 111.2%까지 치솟았다. 전년 동기 순차입금비율(93.9%)과 비교하면,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음을 보여준다.
일시적 투자 비용으로 보기엔 구조적 신호가 짙다. 포스코퓨처엠은 광양 전구체 공장, 음극재 증설, 배터리 소재 일괄 밸류체인 구축을 목표로 최근 2년간 3조 원 이상을 설비에 투입해왔다. IRA와 글로벌 고객사 대응 차원에서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전방산업 조정 국면이 맞물리며 매출 속도는 예상보다 다소 느려졌고, 이에 따라 선제적 투자가 재무구조에 일정 부분 부담으로 반영되는 양상이다.
특히 고금리 환경에서의 자금 조달 비용은 기업 손익 구조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5년 7월 현재 2.50% 수준으로 동결됐지만, 기업들이 실제로 적용받는 대출금리는 훨씬 높다.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신규 취급액 기준금리는 평균 4.6% 내외에 형성돼 있어, 자금 운용 부담은 여전히 크다. 수조 원대 차입금을 안고 있는 기업의 경우,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이 매출총이익을 직접 잠식하는 구조다.
물론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유일의 음극재 대량 양산 기업이자, 서방권 내 중국산 음극재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급사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일본의 주요 배터리 제조사와 천연흑연 음극재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수요처 다변화에도 성공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포스코퓨처엠에 대해 주요 지표들이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광양 전구체 가동과 흑연 내재화를 통해 고객사들의 탈중국 수요에 부합하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일본 배터리업체와의 천연흑연 공급 계약을 근거로 향후 고객사 확대에 따라 실적 변동성도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언제부터 실질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한가”에 대한 시계 확보가 우선이다. 사업 구조적으로 긴 회수 기간이 걸리는 이차전지 소재 산업 특성상, 과도한 레버리지 구조는 시장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퓨처엠으로서는 투자 드라이브의 속도를 점검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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