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경영권 '4자 연합'균열...법정 공방에 쏠린 시선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1 10: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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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케어 사업 결의 번복 놓고 600억 위약벌 공방
메리츠증권 의사결정 요청 여부, 다음 변론 핵심 쟁점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협력했던 ‘4자 연합’이 법정에서 대립하며 연대 전선에 균열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번 공방은 표면적으로 시니어케어 사업 결의 번복을 다루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교환사채(EB) 발행과 전문경영인 선임 등을 둘러싼 이견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협력 관계를 형성했던 송영숙 회장 측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이의 갈등이 600억 원대 위약벌 소송으로 이어지며 법정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측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위약벌 소송으로 대립하는 양상이다. [사진=한미약품] 

이번 분쟁은 한미사이언스가 추진하던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 관련 이사회 결의 번복 과정에서 불거졌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6월 5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성모병원과 협력하는 시니어케어 사업 추진을 의결했다. 그러나 같은 달 10일 다시 이사회를 열어 기존 결의를 번복했다.

병원 측의 사업 참여에 대한 확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 결의 번복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송 회장 측은 신 회장이 의결권 공동 행사와 주요 경영사항 합의 등을 담은 주주 간 계약을 위반했다며 600억 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송 회장 측은 신 회장이 사전 합의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은 채 기존 결의를 변경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신 회장 측은 1차 결의가 서울성모병원의 사업 참여를 전제로 한 조건부 성격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 측의 확답이 없는 상황에서 기존 결의를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사업 자문사인 메리츠증권 측으로부터 빠른 의사결정을 요청받은 점도 고려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변론기일에서도 메리츠증권의 의사결정 요청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신 회장 측은 메리츠증권이 신속한 결정을 요구했다는 점을 결의 번복의 경위로 제시했다. 반면 송 회장 측은 해당 주장의 구체적 확인이 필요하다며 메리츠증권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신 회장 측은 이미 제출한 이사회 녹취록을 통해 관련 경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송 회장 측의 사실조회 신청을 받아들였다. 사실조회 결과는 신 회장의 결의 번복이 불가피한 판단이었는지, 또는 주주 간 계약상 합의 절차를 둘러싼 송 회장 측 주장이 타당한지를 판단하는 데 참고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오는 6월 25일을 다음 변론기일로 지정했다. 사실조회 회신이 해당 기일까지 도착하지 않을 경우, 해당 자료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번 소송은 시니어케어 사업 결의 번복을 둘러싼 법적 다툼인 동시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이후 형성된 우호 지분 연합의 관계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해석된다.

4자연합은 2024년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당시 송 회장·임 부회장 모녀 측이 신 회장, 라데팡스파트너스와 협력하면서 형성됐다.

다만 이번 갈등의 배경을 시니어케어 사업 결의 번복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교환사채 발행, 주주 간 계약상 우선매수권 및 사전 협의 의무 위반 논란, 전문경영인 체제를 둘러싼 갈등, 이후 대표이사 및 이사회 재편 흐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교환사채 발행 문제는 주주 간 계약상 지분 처분 또는 권리 이전 과정에서 사전 협의가 필요했는지를 둘러싼 쟁점으로 거론된다. 전문경영인 체제 갈등 역시 신 회장의 경영 관여 범위와 기존 경영진의 독립성 문제로 이어지며 양측 관계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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