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대중 전 대통령과 선거 참모였던 엄창록의 실화 모티브
[하비엔=노이슬 기자] 설경구와 영화 '불한당' 제작진이 다시 한번 뭉쳤다. 여기에 이선균의 조합은 신의 한수였다. 영화 '킹메이커'는 스타일리시하고, 캐스팅까지 완벽했다. 그야말로 군더더기 하나 없는 웰메이드 명작이다.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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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메이커' 이선균 설경구 스틸/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참모였던 엄창록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킹메이커' 속 김운범과 서창대는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목적은 같지만 수단의 정당성과 이념에 부딪히게 된다. 서창대는 김운범과 함께 하길 바랐다. 하지만 김운범은 자신이 필요할 때 서창대에 손을 내밀었다.
영화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과정과 수단까지 정당해야 하는지, 아니면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도 감수하는게 맞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선거란 결국 사람의 마음(=표)을 사는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양측 모두 '성공'이라는 결과를 맛 봤다. 이에 누구 하나 틀렸다고 섣불리 말할 수 없기에 관객은 딜레마에 빠지고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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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메이커' 설경구 스틸/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
설경구, 이선균의 연기는 감히 논할 수 없다. 그 시대, 그 인물로 완벽히 스며든 두 사람의 호흡은 말 그대로 미쳤다. 군더더기 하나없는 자연스러운 케미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유재명 조우진 박인환 이해영 김성오 전배수 서은수 김종수 윤경호, 특별출연 배종옥까지도 빈틈없는 열연으로 극을 메운다. 특히 조우진은 대통령이 속한 여당의 선거 전략가 이실장으로서 악역 아닌 악역으로 또 한번 진가를 발휘했다. 저열한 목소리와 캐릭터가 분노를 자아내지만 그의 전략 역시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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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메이커' 이선균 스틸/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
변성현 감독은 앞서 '불한당'에서 특유의 세련된 연출과 스타일리시함으로 칸국제영제에 공식 초청되는 등 미장센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바. 변 감독은 '킹메이커'에서 또 한번 스타일리한 미장센의 진수를 선보였다. 실제 70~80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 소품 하나하나의 디테일까지 놀랍다. 선거 유세 현장을 흑백으로 처리하는 것도 인상깊다.선거 운동에 쓰이는 피켓, 현수막 글씨 하나까지도 시대감을 반영한다.
특히 감독은 음영을 이용한 그림자 연출로 미장센을 구축했다. '킹메이커' 속 서창대의 별명은 그림자다. 전체적으로 빛과 그림자를 활용, 극의 분위기와 시대감이 짙어졌다. 특히 늘 김운범의 뒤에 가려진 인물 서창대의 심리를 다채로운 음영으로 그려내며 부각시켰다.
선거를 소재로 하지만, 정치 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치열하게 의기투합했기에 더욱 뜨거웠던 김운범, 서창대의 만남을 그린 '킹메이커'는 러닝타임 123분, 12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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