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성기 "'아들의 이름으로' 통해 5.18 아픔 진행중인 것 알아주길"

노이슬 / 기사승인 : 2021-05-18 06: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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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노이슬 기자] 올해로 영화 인생 65년차. 국민배우 안성기가 <종이꽃> 이후 8개월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속 안성기는 자상한 아버지의 면모를 보이는 동시 카리스마 면모를 과시한다.

 

하지만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 영화사 혼 제작)에서 오채근으로 분한 안성기는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건 인물로, 반전을 선사하기도 한다. 

 

 

오늘(18일) 제 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개봉한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는 지난 15일 총 누적 관객수 1만 관객을 돌파하며 코로나19 정국 속 선전 중이다. 주연을 맡은 안성기는 노개런티로 출연, 투자에도 이름을 올렸다. 개봉을 앞두고 하비엔과 화상 인터뷰에서 만났다.

 

안성기는 "크게 고민한 것은 없었다. 시나리오 자체가 저예산 영화이다보니 작품 자체에 매력이 있었다. 큰 고민은 없었다. 일단 그때 그때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문제는 작품 자체가 좋다면 그런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떠한 개런티를 받는 것보다 보상이 된다"고 말했다.

 

안성기를 사로잡은 <아들의 이름으로> 시나리오 매력은 뭘까. 그는 "오채근이라는 인물은 한 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그런 삶을 사는 인물이라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뭘 하는 사람인지 모르게. 조금 더 이 사람의 삶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마지막 복수까지 하게된다는 흐름이 굉장히 좋았다. 드라마틱한 흐름이 좋았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1980년 5월의 광주를 잊지 못하고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던 오채근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없이 호의호식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담았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만큼 무거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안성기는 "특별히 어려움은 없었다. <화려한 휴가>나 <아들의 이름으로>나 시나리오가 다 좋았다. 영화적으로 훌륭하다 생각해서 이렇게 함께 하게 됐다. 영화가 마치 커버를 하나씩 벗겨나가듯이 보여주는 것이 매력적이었다"고 시나리오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극 중 오채근은 미스터리한 인물이지만, 5.18 당시 투스타였던 박기준(박근형)에 복수심을 불태우며 일부러 그에게 접근한다. 반면, 불량 청소년을 허리 띠(벨트)를 마치 쌍절곤을 휘두르는 것처럼,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은 색다른 면모를 안긴다.  안성기는 액션 씬을 모두 직접 소화하냈다.

 

"액션 씬에 대역까지 둘 수는 없다(미소). 재미나게 촬영했다. 허리 띠는 이정복 감독이 자신이 예전에 써 먹었는지 모르겠지만 손으로 감아서 시범을 보여주더라. 나름대로 많이 연습을 해서 잘 촬영했다."

 

 

특히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입원한 바 있어 주변에서는 '건강'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따랐다. 극 중 오채근은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몇 날 며칠을 무등산에 오른다. 안성기는 "지금도 매일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 무등산 촬영은 큰 에피소드는 없었다. 내가 비교적 다른 스태프들보다도 빨리 올라갔다"며 남다른 체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80%이상이 광주에서 촬영됐다. 실제 광주 시민들이 참여, 많은 협조로 이뤄졌다. 안성기는 "정식 개봉에 앞서 광주에서 우리 영화가 상영한 적이 있다.  많은 분들이 울고 그럴 때는 나 자신도 울컥하는 느낌이었다. 슬픔과 고통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 영화 개봉에 앞서 지난 3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5.18 당시 공수부대원이었던 계엄군이 자신의 사격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유족에게 눈물의 사죄를 한 것. 안성기는 "반성과 용서와 화해로 가는 것이 좋은 길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우리 영화가 나오기 전에 그런 일이 일어나서 기분이 남 달랐다. 약간 놀라움이 있었다. 영화 개봉하고 나서는 조금 더 그런 움직임들이 많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지난 1957년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데뷔, 올해로 연기인생 65년차를 맞은 안성기는 실제 5.18 당시 상황에 대해 잘 몰랐었단다. 그는 당시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 날>을 촬영에 한창이었단다.

 

"그 소식을 참 못 접했다. 영화 촬영에 집중하느라 모르기도 했지만, 제한된 보도 때문에 몰랐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사실을 제대로 알게 됐다.

 

이번 우리 영화를 통해 잘 몰랐던 분들은 '이렇게 상황이 이런 식으로까지 몰린 사람이 있구나'라는 것을, 또 예전의 아픔, 고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사진=엣나잇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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