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폭탄...현대차, 분기 최대 매출에도 영업익 5년만에 10%대 급감

김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4 15: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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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이익 3조6016억,지난해 동기보다 15.8% 급감
4월부터 25% 관세 적용, 미일 타결 후 한미 협상 촉각

[하비엔뉴스 = 김재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자동차 관세 여파로 올해 2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관세 악재로 5년 만에 영업이익이 10%대나 급감했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조601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5.8% 급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순이익은 3조2504억원이었다. 그러나 현대차는 2분기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금융 부문 실적 개선, 환율 효과에 힘입어 매출은 7.3% 증가한 48조2867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다.

 

  현대차그룹 양재본사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의 분기 영업이익이 10%대 이상 감소한 것은 2020년 3분기 이후 5년 만이다. 지난 4월부터 부과된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가 수익성을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전체 자동차 판매 중 23.3%나 차지하는 최대의 시장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호실적은 현대차그룹이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글로벌 판매량 3위를 차지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주요 경쟁 상대인 일본 자동차 업계에 대해 미일 정부가 지난 22일(현지 시간) 무역 협상을 전격 타결하면서 고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미일 양국은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도 앞서 4월부터 부과된 25%에서 절반인 12.5%로 인하하기로 했다. 일본산 자동차의 관세는 기존 2.5%의 관세를 더해 총 15%가 됐다. 한국이 이러한 수준으로 자동차 관세를 인하받지 못한다면 일본 차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미 양국의 자동차 관세율이 조정되지 않는 한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품목별 25% 관세율을 적용받는 것 외에 상호관세 25%를 추가해 50%를 부과받게 된다. 

 

특히 한미FTA 체결로 그간 현대차는 일본산 자동차에 비해 유리한 관세 혜택을 받아 왔다는 점에서 관세율 조정 없이는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진단이다. 복수의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미일 양국은 FTA를 체결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받을 관세율 부담은 상대적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차 관계자도 "국내,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 판매 증가로 매출이 성장했으나 미국 관세 영향 본격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등 판매비용 증가로 손익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0.8% 증가한 106만5836대를 팔았다. 이중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는 18만8540대가 판매됐다. 해외 시장에서도 87만7296대가 팔리며 판매가 0.7% 늘었다.

 

특히 관세의 판매 가격 반영을 앞두고 수요가 크게 늘면서 미국 판매가 3.3% 증가한 26만2305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관세 부과 후 현재까지 미국 현지 판매 가격을 동결 중이다.

 

현대차는 향후 미국 관세 등 통상 환경의 변화가 회사 손익을 포함해 경영활동에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신흥 시장 중심 판매 둔화가 이어지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하반기에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 다음 달 1일 발표될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방향성에 따라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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