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업황 회복 시 레버리지 극대화...'메가 LCC' 전략 명암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제주항공이 그룹 내 IT 계열사 지분을 전량 처분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애경그룹이 안정적 현금창출원이던 사업을 정리하고 항공업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배경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10일 모회사인 AK홀딩스에 자회사인 AK아이에스의 지분 780만 주 전량을 432억9천만 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이번 거래의 목적을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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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사진=연합뉴스] |
AK아이에스는 애경그룹의 시스템 구축과 컨설팅을 담당하는 비상장 IT 계열사로, 연 매출은 약 686억 원 규모다.
이번 매각은 제주항공의 재무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린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부채 규모는 2조758억 원으로, 2024년(1조6744억 원) 대비 23.9% 증가했다. 항공업 전반의 업황 회복 기대가 커지고는 있지만, 고정비 부담과 차입금 증가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애경그룹의 ‘포트폴리오 재편’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지난해 10월 화장품·생활용품 사업을 담당하던 애경산업을 태광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4700억 원으로, 해당 거래는 오는 2월 19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애경산업은 한때 K-뷰티 대표주자로 평가받았지만, 중국 시장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며 최근 실적 부진에 빠졌다. 2025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4% 이상 급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경산업은 매년 수백억 원의 현금을 창출해 온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애경그룹이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을 팔고, 변동성이 큰 항공업에 그룹의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이 위험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애경산업 매각 대금과 계열사 지분 처분 자금이 제주항공의 부채 상환과 운영 자금으로 투입되는 구조는, 그룹 전체의 재무 완충 장치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기 유동성 확보를 넘어 중장기 전략에 기반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제주항공은 국내 LCC 업계 1위라는 확고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으며, 항공업은 업황 회복 국면에서 수익 레버리지가 크게 작용하는 산업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고환율과 여객기 사고 여파로 3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8.4% 감소한 1조 5799억 원, 영업손실은 1109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 발생한 사고 대응을 위한 공급 축소와 달러 결제 비용 상승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는 분기 흑자(영업이익 186억 원)로 돌아서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연료 효율이 높은 차세대 항공기(B737-8) 도입과 일본·중국 노선 확대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지난 1월 제주항공 여객 수도 117만6000여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33.5%, 2024년 동기보다 2.6% 늘어난 수치이다.
업계에서는 애경그룹이 성장성이 둔화된 화장품·생활용품 사업 대신, 항공 시장 재편 과정에서 이스타항공 인수 등을 통해 ‘메가 LCC’로 도약하려는 전략적 포석을 깔아둔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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