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아이온2', 초반 흥행 속 '재미보다 피로' 경고등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12-02 15: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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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PvP·클래스 설계 등 완성도 논란 지속
"서비스 조정 속도가 장기 성패 좌우할 것"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 ‘아이온2’가 초반 흥행 지표와 함께 게임 설계 전반을 둘러싼 비판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DAU(일일활성이용자)·캐릭터 생성 수 등 주요 지표는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성장 구조·PvP 설계·과금 모델·클래스 완성도 등에서 현대 MMORPG 이용자 기대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아이온2’는 출시 직후 DAU 150만 명, 캐릭터 생성 250만 개, 멤버십 구매 계정 수십만 개를 기록하며 수치상으로는 흥행작으로 출발했다. 신규 서버가 개설 10분 만에 캐릭터 생성 제한에 도달하는 등 초기 관심도는 상당한 수준을 보였다.

 

 아이온2 [이미지=아이온2 홈페이지]


다만 상위 랭커 및 장시간 플레이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게임성 자체는 일정 수준 이상이지만, 구조적인 피로도가 크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일부 이용자들은 현재 버전을 완성된 정식 서비스라기보다 “오픈 베타 수준에 가깝다”고 평가하며, 일정 기간 이후 상황을 지켜본 뒤 복귀하는 편이 낫다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이용자들이 우선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은 필수 성장 동선 상당 부분이 이른바 ‘내실 작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로스트아크의 모코코 수집에 비견되는 요소들이 캐릭터 능력치·스킬 포인트와 직결되면서 사실상 선택이 아닌 필수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데바니온 포인트를 확보하기 위해 동일한 봉인 던전을 수십 차례 반복 공략해야 하는 구조, 최종 장비 드랍률이 낮고 내실 재료마저 확률 합성에 의존하는 설계 등은 “만렙 달성 이후 본격적인 콘텐츠를 즐기기보다는, 그 이전 단계에서 내실 작업을 먼저 소화해야 하는 구도”라는 평가로 이어진다.

원작 ‘아이온’의 PvP 지향성을 계승한 점은 장점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어비스 포인트(AP)와 PvP 등급이 성장·경제 전반에 깊게 연동되면서, 일부 서버에서는 고레벨 이용자가 저레벨 지역을 순회하며 포인트를 획득하는 이른바 ‘뉴비 학살’ 패턴이 보고됐다.

PvE 위주의 플레이를 선호하는 이용자들 역시 효율적인 성장 구간을 위해 일정 수준의 PvP 장비 파밍에 참여해야 하는 구조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1대1 투기장 콘텐츠의 경우 밸런스 조정보다는 물약·버프 중심의 난전 양상이 두드러져, 경쟁 콘텐츠로서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출시 초기부터 과금 구조를 둘러싼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사전 안내에서와 달리 성장 관련 아이템이 포함된 일부 유료 패키지를 선보였고, 펫 개별 능력치는 제거했으나 펫 수집을 통한 간접 능력치 상승 구조는 유지했다. 이에 대해 일부 이용자들은 “우회적 방식의 성장 과금 요소”라고 지적했다.

또 스킬 초기화 비용은 무료화하면서, 더 자주 변경이 필요한 스티그마 초기화에는 비용이 남아 있는 부분을 두고 “과거 과금 설계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평도 나왔다. 회사가 이후 관련 패키지 철회, BM 삭제, 공식 사과를 포함한 조치를 신속히 발표했음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클래스 및 포지션 설계에서도 공식 안내와 실제 플레이 경험 간의 차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예를 들어, 공식 설명상 ‘서브 탱커’로 분류된 일부 직업에 대해 이용자들은 실전에서 어그로 유지 수단이 부족해 파티에서 탱킹 역할 수행이 쉽지 않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역할 정의·밸런스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주요 리뷰어들은 ‘아이온2’의 전투 자체는 패턴 공략과 액션성을 갖춘 편이라고 보면서도, 로스트아크식 패턴 공략 구조에 기존 아이온식 반복 사냥·확률 파밍 요소가 더해지면서 전체적인 플레이 경험이 다소 구식으로 느껴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아이온2’가 보여준 전투 손맛, 패턴 기반 PvE 던전 구성, 논란 발생 시 비교적 빠른 사과 및 일부 구조 개편 예고 등은 향후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로 언급된다.

다만 MMORPG 장르 특성상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재미에 도달하는 속도’가 중요한 만큼, 내실 작업에 대한 피로도, PvP 강제성 논란, 과금 구조를 둘러싼 신뢰 문제 등 구조적 피로 요인을 어느 정도 속도로 완화·조정할 수 있을지가 장기 흥행을 좌우할 변수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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