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조정현 기자] 고려아연이 창사 5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지난 20일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은 1951억원으로 매출액 12조529억원의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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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
특히 4분기 연결 기준 2457억원 적자로, 고려아연이 지난 1974년 설립된 이래 처음으로 분기 단위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원화 대비 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손의 영향도 있었지만, 대규모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해 무리하게 일으킨 고금리 단기차입금의 이자비용과 원아시아펀드 등 각종 투자 실패로 인한 기타금융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지난해 3분기 190억원에 불과하던 이자비용이 4분기 들어 741억원으로 4배가량 급증했고, 그동안 미미하게 반영하던 각종 투자손실을 4분기에 털어내면서 944억원의 지분법손실을 반영했다.
아울러 원아시아 사모펀드에 출자된 약 5000억원의 경우 지난 2023년 손상차손액이 615억원에 달했고, 2024년에는 총 1575억원으로 전년 대비 2.6배나 손상차손액이 증가했다. 현재 진행 중인 원아시아 투자로 인한 손실은 해마다 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위해 조달한 2조원이 넘는 금융차입금으로 인해 매분기 동일한 규모의 이자비용 부담을 안아야 하고, 신사업 또는 여유자금 운용 등을 명분으로 무분별하게 벌여 놓은 각종 출자와 투자 사업의 현재 사정이 아직 본격 반영조차 안 된 것으로 보여 논란이 될 전망이다.
또 이그니오홀딩스를 보유한 페달포인트의 경우 몇 년째 당기순손실이 지속되고 있지만 손상인식은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
최윤범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래 고려아연의 이익 창출능력이 기조적으로 꺾이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지난 2019년 첫 해 영업이익률은 11.1%에서 12%로 반짝 상승했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을 달려 지난해 6%까지 떨어졌다.
현재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파트너스 측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 체제 하에서 무분별하게 추진된 각종 투자와 신사업들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며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욕심 때문에 고려아연이 볼모로 잡혀 나날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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