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부진·구리값 불안·환율 리스크 등 '3중 변수'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국내 전력 인프라 전문기업 LS에코에너지가 관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악재 속에서도 3분기 이익 방어에 성공했다. 유럽과 베트남 시장에서의 탄탄한 성장세가 북미 부진을 상쇄했지만, 관세·환율·원가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향후 실적을 가를 관건은 리스크 관리 역량이 될 전망이다.
29일 LS에코에너지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3분기 매출 2328억원, 영업이익 1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영업이익은 17.7%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37억원으로, 9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인 448억원을 넘어섰다. 매출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고,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를 11%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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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S에코에너지 베트남 법인 [사진=LS에코에너지] |
회사 측은 호실적 배경으로 유럽 초고압 전력 케이블 수출 확대, 미국 배전(URD) 케이블 판매 증가 등을 들었다. 또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급증,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등이 주요 제품군 수출을 견인했다. 특히 미국의 수입 관세 부과에도 선제적 고객 대응과 전략적 가격 조정을 통해 대미 수출 영향을 최소화한 점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김선봉 KB증권 연구원은 “LS에코에너지는 관세 부담으로 인한 북미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럽 수출 호조 및 베트남 내수 판매 증가로 이익 방어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북미향 수출은 전년과 전분기 모두 대비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 배경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URD 케이블의 기존 수주 물량이 모두 납품 완료되면서, 새로운 수주가 채워지기 전까지 일시적인 매출 공백이 생겼다.
두 번째로, 구리 함량이 높은 UTP 케이블에 대해 미국이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 더해 베트남산 케이블에도 20%의 상호관세가 적용되면서 수출 채산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이처럼 수익성이 높던 북미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LS에코에너지는 다른 지역에서 활로를 찾았다.
유럽에서는 초고압케이블 수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고, 베트남 내 전력 인프라 확충 수요가 증가하면서 현지 내수 판매가 크게 늘었다. 이 두 축의 성과 덕분에 회사의 전체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개선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북미 시장은 여전히 높은 관세 부담으로 발목을 잡고 있다. UTP 케이블에는 50%, 베트남산 케이블에는 20%의 상호관세가 부과되며, 수익성이 높은 북미 시장의 회복은 단기간 내에 어려운 상황이다. 미·중 갈등과 아세안 내 규제 변화도 수출 루트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케이블 원자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리 가격은 국제 시장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구리 가격 상승은 원가 부담으로 직결되며, 단가 전가가 쉽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달러 강세와 유로 약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 이익의 환차손 리스크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신사업 측면에서는 해저케이블 신공장이 말레이시아 정부의 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고, 희토류 금속화 사업은 설비투자가 2026년으로 예정돼 있어 수익화까지 최소 2년 이상이 필요하다. 인허가 지연과 투자 규모 확대가 동반될 경우 단기 현금흐름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환율·원자재 리스크는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LS에코에너지가 글로벌 생산·판매 네트워크를 다변화해 위험 노출도를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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