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히드마틴과 손잡은 고려아연,,,게르마늄 전략 진출
탈(脫) 중국 공급망 전환 가속,한국 '핵심 허브' 부상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우주시대를 앞둔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 속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주목받는 인물로 떠올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일정에서 고려아연은 세계적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 및 핵심광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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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
이번 협약은 한국 기업이 미국 주도의 ‘탈(脫)중국’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에 본격 합류한 첫 사례로, 한국 기업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또한 울산 온산제련소에 1400억 원을 투자해 신규 게르마늄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며, 2027년 시운전을 거쳐 2028년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 연간 약 10톤의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을 생산할 예정이다.
생산 제품은 록히드마틴을 비롯해 미국 방위산업 및 우주항공 기업들에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스페이스X를 포함한 글로벌 우주기업까지 수요처를 확대할 가능성이 열리며, 고려아연의 전략광물 포트폴리오가 완성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르마늄은 우주항공·우주산업에서 첨단 부품과 센서 제작에 필수적인 전략광물이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정제 게르마늄 생산의 60%에서 68%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자, 미국은 다변화 전략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 이번 MOU는 한국 기업이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첫 번째 성과로 간주된다.
고려아연은 이미 안티모니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안티모니는 우주선과 위성 장비의 회로 솔더 합금, 난연 소재, 적외선 센서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미국의 방위·우주 기업들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안티모니 공급선을 확보하는 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의 2025년 상반기 안티모니 판매량은 2261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9%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1614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306억 원 대비 5배 성장했다.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 100톤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240톤 이상으로 수출 규모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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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
미국은 현재 안티모니 수입량의 6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해 왔으나, 고려아연은 안정적인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의 대체 공급자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MOU를 시작으로 본계약이 체결될 경우, 신규 수요처 개척을 통한 방산·우주산업 연계 강화와 배터리·반도체·방산 분야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는 국내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전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단순한 원자재 공급을 넘어 한국 기업이 글로벌 전략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는 첫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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