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력과 인재양성 시스템 갖춰야
[HBN뉴스 = 이동훈 기자]독보적인 기술력으로 무장한 이른바 ‘강소기업’들이 산업 생태계의 새로운 허리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의 활약은 ‘기술 주권’ 확보라는 측면에서 고무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특정 산업에 대한 높은 종속성과 자금력 부족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풍원정밀은 일본 DNP(다이닛폰인쇄)가 독점해온 OLED 핵심 부품인 파인메탈마스크(FMM) 국산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풍원정밀은 최근 6세대 하프컷 FMM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최종 품질 인증 단계에 진입했다. 양산 성공 시 연간 약 3000억 원 규모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이 마냥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풍원정밀의 2025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20억 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중국발 저가 공세로 대형 제철소들이 잇따라 셧다운(공장 폐쇄)되는 철강업계에서도 강소기업들의 활약은 돋보인다. 조선내화(내화물), 서울엔지니어링(풍구) 등은 각자의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을 발휘하며 산업의 뿌리를 지탱하고 있다.
이들은 수십 년간 축적된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제철 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들 역시 전방 산업인 대형 제철소들의 업황 악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기업의 생산 라인이 멈추면 이들의 기술력도 발휘될 곳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화장품 대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사이, 중소 브랜드사들은 SNS 마케팅과 OEM·ODM(주문자 위탁생산·제조업자 개발생산)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전 세계 MZ세대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낮은 진입장벽’은 언제든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유행 주기가 극히 짧은 뷰티 시장의 특성상, 독보적인 원천 기술보다는 ‘트렌드 대응력’에 의존하는 중소 브랜드들은 시장 지배력을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정 제품의 ‘품절 대란’이 가라앉은 뒤 차세대 동력을 찾지 못해 쇠락하는 사례도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강소기업들이 대기업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적인 금융 지원과 인력 양성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장밋빛 전망에 기대기보다 기업별 리스크 요인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중립적인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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