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HD현대 '원팀', 60조 수주전 결선...K조선 분수령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09-02 14:15:31
  • -
  • +
  • 인쇄
'원팀 전략'으로 세계 최대 방산 프로젝트 도전
한국 조선·방산 기술 총결집, K조선 위상 도약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한화오션과 HD현대가 손을 잡고 수십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수주전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 한국 조선·방산 기술력을 총결집한 이번 도전은 K조선의 10년 향방을 가를 승부처다. 두 회사는 최강 경쟁자인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와 운명의 한판 대결을 앞두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HD현대가 ‘원팀(One Team)’으로 입찰에 참여한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에서 최종 결선에 이름을 올렸다. 이 사업은 최대 12척의 디젤 배터리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유지·보수·정비(MRO)까지 합산하면 사업 규모가 최대 60조 원에 달한다. 

 

한화오션 건조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 [사진=한화오션]

HD현대 관계자는 하비엔뉴스에 “이번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입찰은 한화오션이 주도하고, HD현대는 수상함 및 함정 분야 강점을 살려 협력하는 구조”라며 “입찰 제안서 단계부터 양사가 공동 참여해 왔고, 수주에 성공할 경우 생산 물량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한화오션 주도에 HD현대 지원 형태의 ‘하이브리드 원팀 전략’을 채택했다. 단순한 하청 관계가 아닌,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결합한 시너지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종 경쟁 상대는 독일 TKMS다. 캐나다와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TKMS는 안보 협력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다. 반면 한화오션과 HD현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력과 빠른 납기 능력을 내세워 실질적 성과 중심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두 회사는 호주의 ‘SEA 5000 사업’에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호위함 11척, 약 10조 원 규모의 사업이었지만 양사 간 분쟁이 수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를 계기로 한화오션과 HD현대는 올해 2월 방위사업청의 중재로 함정 수출사업 원팀 MOU를 체결, 각사의 강점을 집중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이번 수주는 단순한 계약을 넘어 K조선의 향후 10년을 좌우할 전략적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만약 한화오션·HD현대 컨소시엄이 최종 수주에 성공한다면 한국은 일본·독일·프랑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잠수함 건조 강국으로 도약하게 된다. 또한 상선 중심의 기존 K조선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방산 분야로 산업 지형을 넓히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캐나다를 시작으로 호주, 노르웨이, 폴란드 등에서도 차세대 잠수함 입찰이 이어질 예정으로, 한국 컨소시엄의 입지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주 AUKUS 프로젝트와 노르웨이 잠수함 교체 사업 등 향후 최소 100조 원 이상의 신규 수요가 대기 중이다.

“TKMS를 꺾고 한국 컨소시엄이 60조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을지” 전 세계 조선·방산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저작권자ⓒ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