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 회장 '갓뚜기 DNA' 빛날까.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한국 라면 기업들이 강렬한 매운맛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가 신제품 ‘라면의 맵쏘디’로 K-라면의 글로벌 리더를 노리고 있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인스턴트 라면 시장에서 ‘매운맛’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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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라면의 맵쏘디' [사진=오뚜기] |
매운맛 라면 시장은 최근 2년간 7%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023년 기준 국내 매운맛 국물라면 시장 규모는 2076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스트레스 해소’, ‘도전 욕구 충족’ 등 심리적 요인과, 한류·K-드라마·유튜브 먹방 등 대중문화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미국, 유럽, 동남아 등에서는 K-라면이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음식’으로 인식되며, SNS에서 매운 라면 먹기 챌린지가 유행하는 등 소비자 경험이 확장되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에 힘입어 K-라면의 수출액은 2023년 9억 52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 10월말 기준(누적, 잠정) 전년보다 30% 증가한 10억 2000만불을 달성하여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북미, 유럽 등지에서의 수요 증가와 다양한 현지화 전략에 힘입어 매운맛 라면 시장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매운맛 시장은 단순히 ‘맵기 경쟁’에 그치지 않는다. 각국의 입맛과 식문화에 맞춘 현지화, 비건·고단백 등 건강지향 제품, 마라 등 이국적 향신료를 접목한 신제품 출시가 활발하다.
오뚜기는 글로벌 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하면서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할랄·비건 라면 출시 등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매운맛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키워가고 있다. 오뚜기는 최근 쇠고기 육수 베이스에 다양한 고추와 향신료를 더해 스코빌 지수 6000SHU의 강렬한 매운맛을 구현한 ‘라면의 맵쏘디’를 출시했다.
이는 기존 대표 매운 라면인 ‘열라면’(5,013SHU)이나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4,404SHU)보다도 더 매운 수치로, 오뚜기 만의 뚜렷한 경쟁력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맵쏘디’는 ‘맵다’와 ‘랩소디(서사시)’의 합성어로, 매운 라면의 새로운 이야기를 담았다는 의미를 지닌다.
오뚜기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매운 라면 시장에서 입지를 지속적으로 넓혀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오뚜기는 기존 내수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해외 매출 비중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오뚜기의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10% 내외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라면 수출국을 70개국으로 확대하고 수출액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함영준 회장의 경영 철학과 ‘오뚜기 DNA’가 자리하고 있다. 함 회장은 ‘보다 좋은 품질, 보다 좋은 영양, 보다 앞선 식품으로 인류 식생활 향상에 이바지한다’는 기업 이념을 실천하며, 윤리경영과 고용 안정, 사회공헌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오뚜기는 비정규직 비율이 1%대에 불과할 정도로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하며, 조용한 선행과 나눔 경영으로 ‘갓뚜기’라는 별칭을 얻었다.
함 회장은 또한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신제품 출시로 오뚜기의 지속 성장을 이끌어왔다. 이번 ‘라면의 맵쏘디’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운맛은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과 문화를 사로잡는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며 “K-라면의 도전과 혁신은 앞으로도 매운맛 시장의 지형을 바꿀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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