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N뉴스 = 홍세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8일 HL그룹과 HL홀딩스, HL위코, HL D&I 등 계열사, 그리고 정몽원 HL그룹 회장의 두 딸이 100% 지분을 보유한 사모펀드 로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에 대해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조사애 들어갔다.
HL그룹 내부 자금이 총수 자녀 소유 펀드로 흘러들어갔다는 부당지원 의혹이 제기된 지 약 1년 만이며, 정부기관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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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L그룹 |
10일 업계에 따르면, 의혹의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는 로터스PE는 정 회장의 장녀 정지연 씨가 50%, 차녀 정지수 씨가 50%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2020년 11월 설립된 신생 운용사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HL홀딩스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로터스PE가 참여한 펀드에 약 2170억원을 출자한 구조다. 이는 HL홀딩스의 202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922억원)의 2.4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업계에서는 로터스PE가 사실상 총수 자녀 승계를 위한 자금 조달 통로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HL홀딩스는 직접 출자하지 않고 자회사인 HL위코(지분율 100%)와 HL D&I(지분율 23.78%)를 통해 우회 출자하는 구조를 취했다.
더욱이 2023년 적자를 기록한 HL위코가 HL홀딩스의 유상증자와 차입을 통해 로터스PE 펀드에 출자금을 납입했다는 점도 부당지원 의혹을 가중시킨다.
◆ 운용 능력과 공시 문제
로터스PE의 운용 역량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임직원은 이상민 대표를 포함해 단 3명에 불과하며, 이 대표는 공시상 투자 관련 이력이 전무하다. 또한 회사 내부에는 이사회 등 내부 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로터스PE는 단독으로 펀드를 결성한 적이 없으며 출자금액 전액이 HL그룹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말 기준 로터스PE는 5개 펀드를 운용했는데, 이 중 58%를 HL홀딩스가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거래법상 공시 규정과 관련해 HL홀딩스는 로터스PE를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로만 공정위에 표기했을 뿐, 분기보고서나 사업보고서 등 정기보고서에서는 관련 거래를 누락해 시장 투명성을 저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 HL그룹의 입장과 향후 전망
HL그룹은 로터스PE 출자가 법령상 허용된 출자 방식이며 추가 출자 계획이 없고 승계와 무관하다고 해명한다.
그러나 공정위의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HL그룹의 우회출자 구조가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하는지, 나아가 총수 일가의 승계를 위한 편법 자금 조달이었는지가 본격적으로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HL그룹 측은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한 것은 맞지만, 어떤 이유로 조사를 하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정몽원 회장은 과거 한라중공업에 대한 부당지원 문제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으며, 친형 정몽국 전 한라건설 부회장과 주식 배당 관련 법정 다툼을 벌인 바 있다.
공정위는 최근 내부거래·부당지원 규제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대기업 집단의 사익 편취 구조 점검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사는 대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논란을 재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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