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 조짐...카카오뱅크 '성장', 제동 걸리나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4 11: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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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강벨트 규제 카드 만지작
가계대출 의존 은행들 직격탄 우려
KB증권, 카카오뱅크 목표주가 하향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딜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3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정부의 추가 규제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터넷은행을 비롯한 금융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업계 1위인 카카오뱅크는 목표주가 하향 조정 등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통계청·한국은행 자료를 인용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다주택자 주담대 잔액은 337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 오피스. [사진=카마오뱅크]

 

이는 2022년 324조 원에서 2년 만에 13조 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다주택자 대출 비중은 2021년 34.2%에서 2024년 30%로 줄었지만, 전체 주담대 규모가 1123조 원으로 늘면서 절대 잔액은 오히려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최근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자, 정부는 주담대 대출한도 축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등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정부도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을 이유로 규제 지역 확대를 검토 중이다. 최근 서울 성동구·마포구 등 ‘한강벨트’ 지역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과천시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자, 이들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규제 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40%로 제한된다. 또한 분양권 전매 제한, 청약 자격 강화,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양도세 중과 등 각종 부동산 규제가 적용돼 거래가 위축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이러한 정책 변화는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 등의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KB증권은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15.2% 하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의 강승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규제 지속으로 대출 성장률 전망을 내렸다”며 “3분기 순이익(별도 기준)은 1211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5.4% 하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뱅크는 올 7월 보금자리론, 4분기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등으로 대출 라인업을 확장했지만,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 성장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대출 잔액 증가는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언제든 반전될 수 있는 구조적 위험 요인”이라며, “가계대출 의존도가 높은 인터넷은행은 중장기적으로 수신 기반 강화와 기업대출,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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