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비·노후자금 목적, 현재 경영 미관여"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호텔, 리조트 기업인 아난티의 주요주주인 이중명 전 회장의 보유 지분 변동 공시가 나오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이는 정상적인 지분 변동 보고에 해당하는 사안이며, 일부 투자 커뮤니티에서 제기되는 2023년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의 연계 해석은 억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중명 전 회장은 지난 11월 26일 장내에서 8만6000주를 주당 7324원에 매도했다. 현재 이 전 회장은 아난티 보통주 193만3415주(지분율 2.04%)를 보유하고 있다. 그가 2005년 당시 보유했던 40만3883주(지분율 4.81%)와 비교해 주식 수는 크게 증가했으나 지분율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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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명 전 아난티 회장(왼쪽)이 대한골프협회장 재임시절인 2021년 6월 4일, 이인영 당시 통일부 장관에게 ’2025년 골프세계선수권대회 북ㆍ남 공동유치 사업제안서‘를 전달하던 모습 [사진=대한골프협회] |
아난티는 2024년부터 이어진 분양 부진 여파로 인해 2025년에도 역성장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19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특히 과거 외형 성장의 핵심 축이었던 분양 매출이 357억 원으로 36.6% 급감하며 실적 둔화를 심화시켰다.
운영 매출은 1567억 원으로 1% 감소하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연간 약 250억 원에 달하는 감가상각비 부담이 여전히 남아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공시를 "이중명 전 회장의 최근 장내 매도 사실을 확인한 정도"로 평가하며, 실적 전망과 직접 연결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다.
일부 온라인 투자자 게시판에서는 이번 지분 변동 공시를 2023년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당시 불거졌던 이 전 회장 관련 의혹 보도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SG증권발 폭락사태는 2023년 4월 24일 SG증권 창구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져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 주가가 폭락한 사건이다.
주범인 라덕연 씨는 2019년 5월∼2023년 4월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등의 방식으로 8개 상장사 주가를 띄운 뒤 대량으로 팔아치워 약 7300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3년 5월 구속기소 됐다.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는 금융당국이 주가조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인 사안으로, 조사 과정에서 일부 피해자들이 “주가조작 세력으로부터 ‘이중명 전 회장이 큰 금액을 투자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한 것이 알려지며 이 전 회장 이름도 함께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일부 진술에서 비롯된 언급일 뿐, 수사기관이 해당 사실관계를 확정한 단계는 아니다.
다만 금융당국은 전체 주가조작 수사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이 단순 피해자인지, 혹은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를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만해도 업계 일각에서는 이 전 회장과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는 라덕연 H투자컨설팅 대표 사이의 과거 인연을 주목하며 여러 해석들이 제기됐다.
두 사람은 금강산 관광·남북경협 등 영역에서의 인맥을 통해 알고 지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난티는 과거 금강산 관광특구에서 골프·온천 리조트 사업을 추진했다. 라덕연 대표는 2019년 북한 전문 여행사 ‘아리투어’를 설립하며 경협 관련 인맥을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두 사람은 이 전 회장이 이사장을 맡는 학교법인 해성학원, 그리고 의료 관련 협회 등에서 함께 이름이 등장한 기록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지만, 형사적 판단으로 이어지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아난티는 2023년 당시에도 공식 입장을 통해 ‘회사와 무관한 전 회장의 개인적 사안'임을 명확히 밝혔었다. 또한, 이 전 회장이 2015년 사내이사 사임 이후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사실과 다른 연결 보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난티 관계자는 HBN뉴스에 ”이번 거래는 개인적 생활비 및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회사 경영과 관련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중명 전 회장은 현재 아난티의 경영에 일절 참여하고 있지 않다”며 “아난티와의 관계는 특수관계자(주요주주) 지위에 한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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