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호조와 노동계 반발, 엇갈린 평가
직원 연쇄 사망, 정치권 집중 타깃 부상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체질 개선에 돌입한 지 1년여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성과의 이면에는 노동계 반발과 고용 불안 등 적지 않은 부작용으로 정치권의 도마 위에 오른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거론하고 있어, 김영섭 대표 체제의 향방이 주목된다.
19일 정치권 소식통에 따르면 여당 일부 의원들은 김영섭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김 대표에 대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거진 노사 갈등과 연쇄 사망 논란, 그리고 최근 ‘국대 AI’ 사업 탈락 문제 등을 집중 점검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공식 채택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치권에서는 증인 출석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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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 [사진=KT] |
김영섭 대표는 2023년 8월 30일 KT 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신임대표로 확정됐다. 그는 KT의 각종 부조리를 척결할 최적의 후보자란 점에서 어필, 정치적 외풍설에도 많은 주주들의 지지를 받았다.
당시 KT는 낙하산 인사와 허수·방만 경영 논란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반면 김영섭 대표는 LG CNS 시절 위기에 몰린 회사를 부활시킨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비수익 사업 정리, 신사업 발굴을 병행하며 회사를 그룹 내 핵심 캐시카우로 변모시켰다. 실제로 그의 대표 재임 기간 LG CNS의 매출은 2015년 3조2303억 원에서 2022년 4조9697억 원으로 54%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39억 원에서 3854억 원으로 무려 359% 늘어났다.
그렇기에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려온 김 대표가 KT 정상화를 위해 칼을 빼든 것은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그는 취임 직후 KT 특유의 순혈주의 문화를 깨는 인적 쇄신에 착수했고, 동시에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한 영업이익을 만회하기 위한 수익화 전략에 속도를 냈다.
그는 “비효율적 사업 구조를 걷어내고 IT·AI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력 재배치, 자회사 구조조정, 비주력 사업 정리는 단기간에 비용 절감을 가져왔다.
그 결과 KT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148억 원, 매출 7조4274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첫 ‘1조 클럽’에 진입했다.
회사도 통신 본업 안정과 AI·IT(B2B) 성장, 그리고 강북본부 부지 분양 이익이 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김영섭 표 구조조정은 노동계 반발과 내부 피로감을 증폭시켰다. 일부 직원은 토탈영업TF 전환 등 갑작스러운 배치에 적응하지 못해 정신적 부담과 고용 불안을 호소했고, 실제로 일부 직원들이 사망에 이르렀다는 비극적 사례도 보도됐다. 이는 구조조정 효과에도 인력 관리 과정의 미흡함이 사회적 논란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노동계와 유가족 측은 이를 구조조정의 직접적 결과로 지적하며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갈등이 곧 국정감사 증인 채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거론한다. 특히 여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영섭 대표의 출석 필요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8월 19일 현재 공식 채택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본지에 “국감 소환을 위해서는 위원회에 명단 제출 절차가 필요하지만, 아직 해당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현재로서는 (김영섭 대표의 국감 증인 출석 통보의) 실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참고해 달라”고 전했다.
정치권 소식통은 “김영섭 대표의 리더십은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성과와 동시에 ‘국감 소환 가능성’이라는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체질 개선이 긍정적 성과로 이어질지, 아니면 노조와의 갈등에 따른 부담으로 작용할지는 올 가을 국정감사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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