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어닝쇼크'...항공기 등 투자, 실적엔 '독'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2 11: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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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이익 39% 급감, 감가상각 폭탄
항공기 교체·임금 상승·운임 약세 삼중고
업계 "통합·공급조절 없인 회복 더딜 것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대한항공이 3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며 이른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항공기 교체와 인건비 상승, 운임 약세가 겹치면서 투자 확대가 오히려 수익성을 갉아먹는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대한항공은 지난 21일 공시를 통해 3분기(별도 기준) 매출 4조85억 원, 영업이익 3763억 원, 순이익 91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 영업이익은 39%, 순이익은 67% 줄었다. 여객 사업 매출은 2조4211억 원으로, 전년보다 1962억 원 감소했다.

 

KB증권·NH투자증권·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나란히 이번 실적을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부진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항공 수요가 정상화되면서 공항 관련 비용, 여객 및 화물 조업비 등 운영 비용과 신기재 도입에 따른 감가상각비·인건비 등 고정비는 증가했다”며 “반면 항공 수요 증가에 따른 매출 성장은 제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3분기 국제선 운임은 전년 대비 약 8% 하락했고, 미주 노선 매출은 12%, 동남아 노선은 11% 감소했다.

여기에 아시아 항공사 공급 확대로 운임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미국 비자 정책 변화로 미주 수요가 위축된 것도 한 몫했다. 게다가 신규 항공기 도입으로 감가상각비가 급증했고, 임금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건비와 공항 관련 비용이 늘었다. 화물 부문 역시 운임(-2.7%)과 수송량(-2.1%) 모두 감소했다.

문제는 대한항공은 이미 발주한 항공기 191대와 한미정상회담 당시 추가 주문한 항공기 103대 및 엔진으로 인해 감가상각비가 향후에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출(탑라인) 증가 없이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운임 조정 제한 조치와 주요 슬롯(slot) 재배분으로 일부 노선 수익이 감소한 점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KB증권은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3.4%, NH투자증권은 9%, 대신증권은 7%로 각각 낮췄다. 세 증권사 모두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했으나, 2025~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5~15%씩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운항 효율성 제고와 장거리 경쟁력 강화는 중장기 과제”라며 “단기적으로는 공급 조절이 이뤄지지 않는 한 운임 상승이 어렵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이나 LCC 자회사 통합 등 구조 개편 없이는 수익성 회복 속도도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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