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호재?...LG·SK·롯데 '화학 3사' 속 타는 쓴 웃음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3 10: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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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기초소재 비중 여전…중국 수요 회복이 관건
SK케미칼, 친환경·바이오 전환 속 유가 영향은 제한적
롯데케미칼, 원가 개선 효과 유효…기초소재 수요 불확실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국제유가가 70달러 아래로 떨어졌지만, 국내 화학 3강(LG화학·SK케미칼·롯데케미칼)은 마냥 반기지 못하고 있다. 원가 절감 효과는 분명하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로 제품 가격 하락 압박이 커지면서 실적 회복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3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중동 지정학 리스크 완화와 OPEC+의 증산 기조, 미국 셰일오일 생산 확대 등이 맞물리며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65달러선까지 하락했다. 겉보기엔 나프타 등 유가 연동 원재료 사용 비중이 높은 화학업계에 호재처럼 보이지만, 글로벌 수요 위축이라는 구조적 변수로 인해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석유화학산업[PG] [자료=연합뉴스]

LG화학, SK케미칼, 롯데케미칼 등 국내 ‘화학 빅3’는 이번 유가 하락을 두고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원가 절감 효과는 분명하나, 수요 부진 장기화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 우려가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범용 석유화학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나프타 가격 하락은 제조원가 절감으로 직결된다. PVC, ABS 등 기초소재 원가가 낮아지고 재고자산 평가 손실 리스크도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업계는 유가 하락이 글로벌 소비 둔화에 기인한 만큼, 제품 가격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수출 물량 확대는 물론, 마진 방어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SK케미칼은 기존 범용 석유화학에서 벗어나 바이오 기반 고기능성 소재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프타 등 유가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제조 공정상의 에너지비 절감, 원료 운송비 하락 등의 간접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유럽의 수요 회복이 더디다면 고부가 제품군의 성장성 확보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LG화학과 마찬가지로 범용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어 유가 하락 수혜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국내 공장 운영 측면에서 에너지 비용 감소는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수요 측 회복 없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이 단기적으론 긍정적이지만, 이면에 깔린 글로벌 수요 둔화가 더 큰 변수”라며 “중국 경기 회복 등 수요 회복 없는 가격 하락은 오히려 ‘마진 축소’라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도 “지금 화학업계는 기회보다 불확실성과 먼저 싸워야 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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