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고객 몰래 1000여개 계좌 계설…금감원, 검사 착수

박정수 기자 / 기사승인 : 2023-08-10 09: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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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뉴스 = 박정수 기자] 금융권의 직원 횡령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 몰래 1000여개의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연내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위한 관계당국의 인허가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10일 금융권과 대구은행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 문서를 위조해 증권 계좌를 개설했다는 혐의를 인지하고 지난 9일 검사에 착수했다.

 

 대구은행. [사진=연합뉴스]

 

금감원은 임의 개설이 의심되는 계좌에 대해 철저히 검사하고, 위법 및 부당 행위가 드러나면 엄정 조치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구은행이 이같은 사실을 우선 인지하고도 금감원에 신속하게 보고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은행 일부 지점 직원 수 십명은 평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지난해 1000여건이 넘는 고객 문서를 위조해 증권 계좌를 개설했다. 예컨대, 이들은 고객에게 A증권사 위탁 계좌 개설 신청서를 받은 뒤 같은 신청서를 복사해 계좌 종류를 다르게 표기해 A증권사의 해외선물계좌까지 개설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특히 이같은 사실이 들통날까봐 계좌 개설 안내 문자(SMS)까지 차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은행은 그러나 해당 직원들의 불법 계좌 개설 문제를 인지하고도 금감원에 곧바로 보고하지 않았고, 지난달 영업점들에 공문을 보내 ‘불건전 영업행위를 예방하라’는 지시만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이번 사고에 대해 금융실명제법 위반, 사문서 위조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서의 비리 행위가 끊이지 않자 지속적인 검사와 함께 금융사들의 자체 내부 통제 강화를 지도하고 있지만 은행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는 갈수록 도를 넘어 실효성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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