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상각액 5조2901억...채권관리 조직 전문성 강화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신용보증기금이 보증기업을 대신해 금융회사에 갚은 돈 가운데 아직 회수하지 못한 구상채권이 9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회수 금액의 절반 가까이가 대위변제 후 3년 이상 지난 채권에 묶여 있어 정책금융 공급뿐 아니라 사고 이후 회수 관리의 실효성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신용보증기금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신보의 미회수 구상채권은 8조9310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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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보증기금 사옥 전경. 올해 8월 기준 신보의 미회수 구상채권은 8조931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신용보증기금] |
신보는 담보력이 부족한 기업이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보증을 제공한다. 보증기업이 빚을 갚지 못하면 신보가 금융회사에 대신 변제한 뒤 해당 기업에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채권이 구상채권이다.
기간별 미회수 채권을 합산하면 대위변제 후 3년 이상 지난 채권은 모두 4조2042억원으로 전체 미회수 구상채권의 47.1%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5년 이상은 2조8370억원, 10년 이상은 1조3451억원이다.
구상채권 회수에는 평균 8년5개월이 걸렸다. 대위변제 후 1년 안에 회수된 비율은 15.9%에 그쳤으며, 회수까지 35년2개월이 걸린 사례도 있었다.
장기간 회수가 어려워 회계상 손실 처리되는 채권 규모도 적지 않다.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신보가 상각 처리한 구상채권은 총 5조2901억원이다. 해당 채권에서 대위변제 이후 회수된 금액은 4748억원이었다.
상각했다고 해서 채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신보는 기업의 폐업이나 파산, 재산 부족 등으로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채권을 회계상 상각한 뒤에도 특수채권으로 분류해 회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미회수 채권 규모를 곧바로 회수 관리 부실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신보는 법인 연대보증 면제와 개인회생·파산 등 채무조정 증가,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채무자의 상환능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구상권 회수 환경이 악화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박 의원은 “정책금융이라는 이유로 회수 관리까지 느슨하게 이뤄진다면 갚지 않아도 되는 돈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라며 “상환 여력이 있는 채무자의 재산 추적과 장기 미회수 채권 관리를 강화해 도덕적 해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보는 회수 환경 악화에 대응해 공공정보 수집 범위를 확대하고 채권관리 조직의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담당 인력이 회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관련 업무를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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