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국 자산 팔고 떠난다…불확실성에 '자금 회수'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2 07: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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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국내 변수에 자금 회수 본격화, 일부 한국국채 안전자산 인식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국채(특히 10년물)와 주식 시장에서 매도세를 보이면서 그 배경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금리 상승과 환율 변동, 한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 그리고 대선 이후 추가경정예산 등 정책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외국인들이 위험 관리를 위해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KB증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2.75%를 상회하며 단기적으로 상승폭이 확대했다. 지난 21일 기준 국고 10년물 금리는 2.76%를 기록했으며, 이는 시장의 재정 민감도가 커진 결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2.75% 수준을 돌파할 경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어 장기물 금리가 단기적으로 하락(스프레드 축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예상보다 쉽게 저항선을 돌파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와 대선 이후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증권가는 추정한다.

외국인은 최근 10년 국채 선물 시장에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일본 초장기물 금리 급등 등 글로벌 금리 환경 변화와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대선 이후 신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칠 경우 국채 발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외국인 매도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정부부채는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국회예산정책처(NABO)는 2025년 GDP 대비 정부부채가 47.8%에서 2030년 55.3%, 2050년 107.7%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다. IMF 역시 올해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54.5%로, 비(非)기축통화 11개국 평균을 처음으로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선 이후 2차 추경 등 확장 재정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국채 발행 부담이 커져 금리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단기적으로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기조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자, 원화 등 신흥국 통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것도 원인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환차손 위험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자산에서 자금을 빼내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13조5900억원(약 97억 달러)어치를 순매도하며 9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채권은 11조2600억원 순매수해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와 금리 차이, 환율 변동성에 따라 자금이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게다가 최근 일본의 20년·30년·40년 초장기 국채 금리가 사상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일본 정부의 재정 우려,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 축소,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장기물 금리가 급등했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더 안정적이거나 수익성이 높은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국채와 주식에서도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단 외국인들은 주식 시장에서는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한국 국채는 여전히 안전자산으로 인식해 일부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세는 글로벌 금리와 환율, 한국의 재정 불확실성, 투자 대안 부상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정책 방향과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추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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