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을 내려놓고 마음밭을 일구라는 부처님의 가르침
불자 여러분, 설을 지나고 우수(雨水)를 보내며, 긴 겨울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조용히 다가오는 봄의 숨결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 바람 끝에는 찬 기운이 남아 있으나, 대지는 이미 얼어붙은 속을 풀며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시절의 모습은 마치 봄을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과도 같습니다.
농부는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고 조급해 하지 않습니다. 눈 녹은 밭을 바라보며 때를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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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물방울이 떨어지고 또 떨어져 항아리를 채우듯, 선행도 그렇게 쌓여 마침내 큰 복이 된다.” 이 말씀은 작은 정진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는 뜻입니다. 오늘의 한 번의 염불, 한 번의 참회, 한 번의 자비로운 마음이 쌓여 마침내 우리의 삶을 밝히는 큰 공덕이 됩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때로 조급해집니다. 왜 나의 삶에는 아직 봄이 오지 않는가, 왜 나의 기도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는가 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화엄경'에서는 이렇게 설하고 있습니다. “인연이 무르익으면 꽃은 반드시 피고, 공덕이 갖추어지면 지혜는 반드시 드러난다.” 봄은 억지로 오게 할 수 없듯이, 깨달음 또한 억지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포기하지 않고 마음밭을 일구는 이에게, 때가 되어 반드시 찾아오는 것입니다.
우수를 지난 이때는, 얼음이 녹아 물이 되는 시기입니다. 이것은 단지 자연의 변화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굳어 있던 우리의 마음도 녹아야 함을 일깨워 주는 가르침입니다. 혹여 마음속에 남아 있는 미움과 원망이 있다면, 따뜻한 자비로 그것을 녹이시기 바랍니다. 얼음이 녹아야 새 생명이 자라듯, 마음이 열려야 지혜와 공덕이 자라납니다.
불자 여러분, 봄을 기다리는 농부는 땅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의 할 일을 다하며 때를 기다립니다. 우리 또한 삶의 어려움 속에서 원망하기보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정진을 다해야 합니다. 그 마음이 바로 수행이며, 그 기다림이 바로 믿음입니다.
긴 겨울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따뜻한 햇살과 함께 새로운 계절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입니다. 그때를 맞이할 준비는 밖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마음을 밝히는 데 있습니다.
부디 농부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십시오. 서두르지 말고, 멈추지 말고, 묵묵히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그 길 끝에서 여러분 모두는 반드시 자신의 삶에 피어나는 지혜의 봄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가 늘 여러분과 함께하시기를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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