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양자암호 등 신기술로 반등 가능성 모색해야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해킹 사태 여파로 SK텔레콤의 브랜드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SKT가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고, 브랜드 가치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30일 브랜드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의 '2025년 2분기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 발표에 따르면 SKT의 순위는 40위로, 전 분기의 11위보다 29계단 내려갔다. SKT의 브랜드가치 평가지수(BSTI)는 890.1점에서 850.1점으로 하락했다. SKT는 경쟁사 KT에 이동통신 부문 브랜드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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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SKT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
KT는 BSTI가 전 분기의 852.6점에서 872.9점으로 오르며 브랜드 순위도 41위에서 27위로 상승했다. 다른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도 4계단 오른 46위를 차지해 SK텔레콤과의 격차를 좁혔다.
이 같은 순위 변동의 주요 원인은 지난 4월 SKT에서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 여파가 지목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5월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처음으로 90만건을 넘어섰다.
해킹 사고가 발표되기 전인 지난 3월 대비 77.5%나 급증한 수치이다. 5월 한달 동안 SKT에서 빠져나간 건수는 전월 대비 85.9%나 늘어난 44만490건에 이른다.
같은 기간 SKT에서 KT로 번호 이동한 가입자는 약 20만명, LG유플러스는 약16만명에 육박한다. 평소에는 많아도 5만명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SKT가 브랜드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보안 강화, 피해 복구 및 고객 케어, 투명한 소통이라는 3가지 전략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한 브랜드 컨설팅 전문가는 “개인 정보와 보안에 민감한 이동통신 서비스 특성상, 해킹 사고는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이라며 “단기적인 마케팅보다는 체계적인 신뢰 회복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객에게 실질적인 신뢰 회복 조치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브랜드 충성도에 장기적인 손상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SKT가 AI, 양자암호 등 신기술 분야에서 선도적 행보를 보여온 만큼, 기술력을 기반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일례로 ‘보안 강화형 요금제’나 ‘AI 기반 개인정보 보호 솔루션’ 등의 신규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된 신뢰 회복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면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통신업계는 SKT의 브랜드 하락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국내 이통 시장 판도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가 기민한 브랜드 전략과 서비스 개선을 이어간다면, 시장 내 브랜드 경쟁 구도는 이전보다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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