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낙관론 반영일 뿐" vs "회계적 착시의 결과"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한국의 로레알’을 표방하며 급성장한 구다이글로벌이 최근 1조70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에이피알과 K뷰티 ‘매출 넘버3’ 자리를 놓고 맞붙고 있다. 그러나 불과 두 달 전 불거진 기업가치 논란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K뷰티 산업 특성에 따른 밸류에이션을 단순히 제조업식 기준으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17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최근 뷰티업계 M&A의 큰손으로 부상한 구다이글로벌이 올해 티르티르·크레이버코퍼레이션·서린컴퍼니·스킨푸드 등을 더한 연결 매출 매출 1조7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5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8000억원 규모 투자유치를 마무리하며 4조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시장에선 내년이나 내후년 본격적인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상장 시 기업가치가 최대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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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구다이글로벌 홈페이지] |
구다이글로벌은 2019년 ‘조선미녀’를 시작으로 하우스오브허, 티르티르, 라카코스메틱 등 인디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2~3년 만에 국내 뷰티 기업 1위 에이피알(시가 총액 약 9조원대)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공격적 M&A가 단기적 매출 성장을 견인했지만, 장기 수익성과 브랜드 통합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경제 자본시장 전문 매체 마케인사이트는 지난 6월 30일자 “자의적 고평가? K뷰티 특징?…구다이글로벌 기업가치 논란”의 제하의 기사를 통해 구다이글로벌이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최대 8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인수 예정 기업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끌어와 자사 가치에 반영했다는 논란이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은행(IB)업계로부터 서린컴퍼니(6000억 원), 스킨푸드(1500억 원) 등 인수 대상 기업의 실적을 더해 약 4조 원의 몸값을 산정했다는 주장이 나온다는 것이다.
프리밸류(투자 전 기업가치)와 포스트밸류(투자 후 기업가치)를 자의적인 잣대로 활용했다는 의혹이다.
이 매체는 K뷰티 산업의 구조적 고성장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함께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뷰티 브랜드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고 실적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며 “기존 제조·중공업식 밸류에이션으로는 실제 시장가치를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즉, 구다이글로벌의 기업가치는 단순히 ‘뻥튀기’가 아니라 산업 구조적 낙관론의 반영이라는 것이다.
다만 상장 전부터 제기된 고평가 논란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 서사만 부각되는 점을 두고 신중론도 제기된다.
자문사 한 관계자는 “구다이글로벌의 ‘10조원 기업가치’가 산업 성장의 상징이 될지는 상장 이후의 재무성과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가 핵심 파트너인 이지철 대표와 갈라선 것으로 알려지며 기업 신뢰도에 의구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1980년대생으로 각별한동업자 관계였던 두 사람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일본 전문가로 통했던 이 대표가 독립하면서 구다이글로벌의 해외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거침 없는 M&A로 덩치를 불린 구다이글로벌이 엔터테이먼트 업계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업 가치를 과대 포장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이 한류를 대표하는 배우, 가수 등 복수의 톱스타와 K뷰티 관련 공동 사업까지 적극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HBN뉴스는 구다이글로벌 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회사의 공식 입장이 확인되는 대로 추가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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